해발 1,134m 오도산 정상에는 나 홀로 있었다.
스산한 바람 지나는 KT중계탑 주차장을 서성이며 우러러보니 맑은 밤하늘에 은하수가 보여 시간을 살피니 21시를 조금 지나고 있다.
차 안에 몸을 구겨 넣고 운전석에 앉아 창문 밖으로 쏟아지는 별들과 유성과 은하수를 살펴보다 꽤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촬영하기
딱 좋은 조건이란 판단이 서긴 했으나 심연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은하수에 엮인 기억이 나로 하여금 제법 화려한
밤하늘을 외면하고 잠을 청하게 하였다,
찬 기운이 느껴져 이른 새벽에 눈을 뜨게 되어 창밖을 살피니 끝내 외면하기엔 별들에게 미안한 마음 들기도 하고 후회도 될 것 같아
서둘러 밖으로 나가 삼각대 펴고 은하수를 찍는데 마치 그 사람이 곁에 있는 듯 그런 기운에 소스라치게 놀라 몇 컷 찍고는
쫓기듯 다시 들어가 여명을 맞이하였다.
2018년05월11일 오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