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 상태에서 눈발 흩날리다가 가끔씩은 이처럼 하늘이 열리기도 했기에 백록담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씩씩하게 올랐다.
열린 하늘을 배경으로 나목 가지에 피어난 설화를 올려다 볼 때는 마치 맑은 바다 속 산호를
들여다 보는 듯 착각하기도 하였다
1,300고지에서 하늘이 간혹 열려주기에 정상까지 오를 희망을 안고 조금 가파른 비탈을 치고
1,500고지 진달래 대피소에 올라오니 대피소 근처 상황은 대설주의보가 정당한 예보라는 확인을
하기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었다. 고도 200m 사이에 이같은 기상차이를 실감하니 현 위치에서
450m 더 위 백록담 기상 상황은 미루어 충분히 짐작 가능하였기에 누구라도 관리직원이 굳이
지키지 않는 통제소를 무모한 용기로 통과하려 하진 않았다.
악천후 산행시 대피소는 사막의 오아시스! 아니 그보다 더 산사람에게는 소중한 곳이다.
대피소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 그런 모습으로 다가오는 산꾼들에 행렬...
전 날까지 내려진 대설경보가 한 단계 낮춰져 대설주의보 상태인 2월 13일 벼르던 한라산을 찾았다.
대설이 내려와 아름답게 피어난 처녀 설화! 그 위로 또 따시 신선한 눈이 차곡차곡 날아 앉으니
한라산은 마치 분 바르며 마무리 화장하는 맵시고운 여인네 모습과 같았고,
정성껏 다듬어지는 실시간의 설경은 그렇게 아름다웠다.
그러나 날리는 눈발에 렌즈 지름이 큰 카메라를 사용하여 고운 모습 담을 수는 없었다.
둥근 렌즈에 사진에 나타난 것 처럼 눈발이 날아듬으로...
그래서 예비로 준비한 렌즈가 작은 소형 디카로 날아드는 눈가루를 한 손으로 가리며 촬영하였다.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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