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20여년 만에 옛날식 다방에 앉아보았다.
진해에서 돌아오는 길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천행 버스를 타려면 한 시간여를 기다려야 했는데 터미널 내 의자는 등받이도 없고 시골스런 분위기로 시끌벅적했기에 꽃놀이에 고단한 육신과 마음이 휴식을 취하기에 적당치 않아 어느 곳 마땅하게 쉴 곳을 찾으려 궁리하던 중 다방이라는 간판이 보이자 옳지 하는 마음에 그대로 곧장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빨간 립스틱 바른 마담도 나름대로 멋 부린 아가씨도 어디 갔는지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로 돌아가야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들이 떠난 자리엔 60대 노부부가 주문을 받고 차를 내왔다. 시설과 분위기는 예전과 다름없었다. 모든 것이 변화되는 세상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옛정취가 반가웠고 나는 과거로 돌아가 지난날 다방에서, 특히 음악다방에서 보냈던 젊은 시간과 그때 있었던 재미난 기억들을 추억해가며 훗훗 웃음지기 바빴다.
아내도 축제라는 다방에서 처음 만났다. 지나간 인연들과 함께한 잊었던 추억은 다방에서는 되살아나는 것인가 보다. 그런 기억 하나가 있다. 잊을 뻔했던 추억들을 다시 살려낸 옛날식다방! 가끔은 일부러 찾아가 과거를 즐겨볼까 싶은데 부천엔 옛날식 다방이 어디 있을까?
낡은 인연들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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