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진해 벚꽃 명소를 찾아서

Parkyoungki-Paolo 2010. 4. 6. 11:47

2010년 4월 4~5일 무박으로 진해를 다녀왔다.

내가 진해를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3년 전 그때처럼 같은 시간 심야버스를 타고 마산을 경유 진해 여좌천에 당도한 시간은 깊은 밤 3시 15분 무렵이다. 3년 전에는 백대명산순례라는 목적으로 오늘은 벚꽃으로 유명한 진해의 명소 여좌천과 경화역을 찾아 아름다운 벚꽃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기 위함이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딱 한줄기 빗방울이 나를 마중했고 여좌천변에는 가로등이 환하게 밝혀있어 밤 벚꽃이 주는 화려함으로 아직 못다 깬 새벽잠이 확하고 달아났다. 꽃망울마다 활짝 피어난 절정의 모습은 아니었으나 여좌천 가장자리에 심겨진 유채의 노란꽃빛과 졸졸 흘러가는 개울물소리와 함께 조화를 이뤄 심심치 않아보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아침운동으로 여좌천변 나무카펫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에 간간히 지나는 뚜벅이는 발걸음 소리로 흥겹게 장단 맞추는 듯 푸른 새벽을 경쾌하게 즐기는 모습은 건강한 벚꽃 놀이었다.

 

 

 

 

 

 

1.5KM 여좌천 산책로를 한 바퀴 돌며 카메라에 담고 싶어 했던 인적 없는 여좌천 빈 풍경을 충분히 담았는데도 시계는 4시를 조금 넘어서고 하늘은 짙은 검은빛으로 여전히 엄숙한 표정이었기에 햇살 비추여지는 여좌천을 카메라에 담기위해선 3시간은 더 기다려야할 것 같은데 마땅히 시간 죽일 만한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최상의 대책으로 산책로 벤치에 카메라가방을 베고 누우니 지나는 사람이 흘깃흘깃 살핀다. 그들에 시선엔 애써 아랑곳없이 시간만을 재촉하려는 내 얼굴에 일순 한줄기 미소가 흘렀으니 노숙자가 된 내가,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엄홍길 대장 출연의 광고 한 장면과 대비 되었던

까닭인데 마치 프로사진작가라도 된 듯 풍경을 찾아가는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고 원하는 빛을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해하지 않아 한다는 내 진지한 열정은 시원찮게 담아온 사진을 보며 자책하기 보다는 기특하다는 마음 들게 하는 재밌는 자아 위로 현상 원인이다.

 

 

 

 

 

 

햇살 내리는 여좌천을 카메라에 담고는 경화역으로가 기차가 지나는 풍경을 담기위해서는 또다시 두 시간이라는 시간을 경화역 플랫폼에서 서성거려야만했는데 경화역은 지대가 높아  여좌천보다도 꽃망울이 적게 터져있어 당초 10일경 오려했던 계획을 앞서 실행해야했던 이유가 서성이는 내내 야속했다. 하지만 해양공원을 찾아 숙연한 마음으로 견문한 군함 내부를 거니노라니 얼마나 사치스러운 봄나들인가?

하는 마음에 불만과 피로는 바닷물에 씻긴 듯 말끔하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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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휴게소에서 금강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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