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백암산 산행

Parkyoungki-Paolo 2006. 11. 4. 21:47

 

나는 정녕 야누스적인 인간인 것일까?

그래서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양면성을 가졌는가!

내가 즐기는 취미는 다양하다고 할 수 있는데 아주 강력한 취미 하나 있어

겨울철 수렵기간이 되면 총렵에 나서기도 하고 선호하는 사냥감은 장끼다.


이번 사냥철에는 논산에서 꿩 잡기로 나섰다.

논산에는 4분 외숙부 내외분이 살고 계시기에 지정된 수렵장 여러 곳 중

이곳을 총렵지로 택한 것이다.


작금에 있어 농촌지역에서는 야생동물과의 전쟁이 치열하다.

농작물 피해가 극심하여 시름에 잠긴 농촌 어르신들이 사냥꾼을 반겨주셨다.

마치 본부에서 파견된 지원군마냥 그런 환대를 받았다.

어디에는 꿩이 저곳에는 멧돼지가 출몰한다며 다 잡으라 제보를 주신다.


잡은 꿩을 삼촌들께 드리니 무척이나 좋아하셨고

힘들게 가꾸신 농작물을 내게 수고의 대가로 되돌려 주셨으며 이를 전달 받은

아내는 즐거워하였다.


11월 1일부터 4일까지 총렵을 하였는데 3일 날은 산행길에 나섰다.

계절산행지로 유명한 내장산 옆에 위치한 백암산을 찾았다.

이른 아침 첫 사람으로 백양사 매표소를 통과하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시종 상쾌한 기분으로 가을 산행을 즐기며 카메라에 가을을 담아보았다.


 

동트는 아침녘(07시) 적막한 백양사 일주문.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혼돈의 현장에서는 같은 자리에 같은 나무가 암, 수 성별에 따라 계절이 다르다.

 

 

청류암으로 가는 길목에는 가은이라는 민박마을이 있어 마을 어귀에 있는 풍경 하나를 담았다. 

 

 

제주도 성산에서만 자생하는 줄 알았던 비자나무를 이곳에서 보았다. 우리나라 가장 북쪽에 위치한

비자나무라 한다 

 

산사람들에 축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왜 사자봉이라 이름할까? 까닭 모를 이름이다.

 

상왕봉 근처 산길에서 만난 반가운 이름의 일회용 이정표들..........

 

 

잘 정리된 산 아래 고즈넉하며 멋스러운 농가. 저집 주인과 친밀한 인간관계가 있다면 좋겠다 싶었다.

 

 

 

 

기상 이변속에서도 멋진 모습으로 찾아온 행락객들에게 기쁨을 주려 애쓴 흔적이 안스러울뿐

매말라 초라하기만한 황엽과 홍엽은 외롭고 쓸쓸하게 늙어 가는 우리네 인생길 같아 마음 저미었다.

 

능선길에서 만난 이 멋진 자태의 반송은 나에 시선을 포로로 잡아 한동안 발걸음 옮길 수 없게 하였고,

결국 나는 몇 번이나 어루만지고 또 입 맞춤한 후라야 겨우 외면할 수 있었다.

 

학이 하늘로 날아 올랐다는 전설의 백학봉에서 나도 비상을 꿈 꾸어보았다.

 

솟아 깍아지른 듯한 거대한 암벽은 주저없이 삼각산의 인수봉을 떠 올리게 하였다. 

 

 

앙코르와트 열대 우림을 생각나게 하지만 산 중턱에 자리한 순수 토종의 거대수다. 

 

약사암에서 내려다 본 백양사

 

나는 이러한 좁은 다리에 서면 누군가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날 것 같고 언젠가 경험한 듯한

데자뷔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가물지 않은 물가 주변은 그래도 이처럼 화려하게 단풍지고 있었다. 

 

 

 

매달려 있기 조차 힘겨운 마른 이파리는 작은 바람결에 그만 낙옆이 되어 버렸다. 

 

 

옛부터 산은 내장이요 단풍은 백암이라 했다던가?

나는 백양사를 품은 이 멋진 백암산을 95회 명산 산행지로 올해 산행목표를 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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