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불곡산 산행기

Parkyoungki-Paolo 2007. 9. 30. 19:12
 

불곡산(470m) 산행기

07년 9월 30일 일요일


가을이 깊어 가면 잠도 깊어지는 것인지! 나는 오늘 늦잠을 잤다.

평소보다 한 시간이나 늦은 7시경에나 8시간이라는 긴 잠을 털고 일어날 수

있었기에 늘 달리던 내 길을 뒷베란다 아래로 무심코 내려다보는 것만으로

아침운동을 마쳤다.


그런데, 나는 가을날 휴일을 그냥 보내지 못하는 지독한 가을남자 아니던가!

그래서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았다.

흐리지만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았기에 배낭을 주섬주섬 꾸려 집을 나섰으나

외곽순환도로에 들어서자 윈도브러시를 돌려야할 만큼 제법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소리 내며 떨어지는 게 아닌가? 아뿔싸!!!  낙심천만으로 마음 저려왔지만,

다행히 송추톨게이트를 지나자 내리던 빗방울 멈춰 안도할 수 있었다.


산행들머리인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는 출발 40분여 만에 도착하였고 집으로부터의

거리는 51km로 체크되었다.

시나브로 숲길을 걷는 즐거움으로 시작한 산행은 다시 40여분 만에 불곡산 정상인

상봉에 우뚝 설 수 있었으며 산이 그리 높지는 않아도 사방으로 조망하는 즐거움은

가득하였는데 옅은 운무에 휩싸여 신비로운 모습으로 삼각, 도봉, 수락, 사패, 도락

봉우리들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였다.


상봉-상투봉-임꺽정봉으로 이동하면서는 산행의 장쾌함을 연속으로 얻을 수 있었고,

동앗줄을 잡고 오르고 내리는 구간도 많아 3시간 30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산행시간에

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의 산행 재미를 아울러 즐길 수 있었던 불곡산 산행이었다.

도락산으로 이어지는 산행루트는 군부대 시설로 진입이 차단되었기에 남쪽계곡으로

하산하다 다시 백화암방향으로 올라서 임꺽정 생가 터라는 푯말을 보고 좇아가

찾아 들려서 방문 기념을 사진에 담고 주차한 곳으로 돌아왔다.


산행 도중 능선부에서 산사람을 만나 자연스럽게 줄곧 함께 산행하고 준비한 먹거리를

같이 나누며 산에 대한 담소를 나누어 좋았고 군부대 앞 삼거리에서 헤어질 때서야

통성명하였다.

전유현이라는 분으로 수락산 밑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산을 탔다하였고 백두대간을 완주

하였다하는 멋진 사람의 산타는 솜씨가 확연히 남과 달랐다.


한편으로 덤으로 얻어지는 볼거리가 있어 좋았는데 무형문화제 2호라는 양주별산놀이를

공연장에서 감상하는 산행 후 보너스가 내게 있었다.


-자유인-

오늘 산행 들머리로 본격적인 진입 전에 향교에 들려 보호수등을 관람 하였다. 

 

사패산이 희미하게 그러나 가까이에 있다. 

 

논 가운데에 섬인 듯한 산림이 눈에 들어왔다.

 

낭떠리지에 힘겹게 자라고있는 낙락장송 한 그루... 

 

 

이 처럼 동앗줄이 곳곳에 잘 설치되어 산을 찾는자에게 안전과 편리를 제공해 주었다. 

 

 

 동앗줄이 없었다면 나는 발길 돌렸어야할 구간이다.

 

불곡산 정상비다. 

 

비내린뒤 음지와 양지간 온도차가 안개구름 만들었다.

몰려들어 산에 오르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그들은 좀처럼 고개를 넘지 못할 것 같다.

 

 

 

 

 

 

 

 바위 능선을 넘나드는 장쾌한 즐거움을 만끽하고나니 임꺽정봉이네!

 논빛이 점차 황금빛으로 변질되고 있슴이다.

 

 

 

 

 

 

 

만만치 않은 대슬렉은 50여m의 동앗줄에 매달려야만 오르고 내릴 수 있었다. 

 

도락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에는 국방을 위한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어 전진 불가능하므로

이곳에서 남북을 택하여 하산하여야 하였다.

나는  남으로 전형은 북으로 발걸음 나누었다.

 

장병들이 피땀 꽤나 흘렸을 유격훈련의 현장이 고스란히 남겨져있다. 

 

 그루터기에 피어난 눈송이 같은 버섯의 이름을 목이버섯이라고 하여도 좋을지 모르겠다.

 

의연한 자태의 돌탑기둥 둘... 

 

좌측아래 현위치라 표시된 지점에서 다시올라야 임꺽정 생가 터에 갈 수 있다. 

 

그냥 그렇게 사진과 같은 비석만 덩그러니 설치되어 있었다. 

 

조선시대 양주군 관아를 재생한 건물...동간 

 

놀이마당에 설치된 형이상학적인 조형물이 내 눈길 잡았고 카메라 렌즈도 잡혔다.

 

시범으로 꾼들만으로 한바탕 신명나게 놀은 뒤에는... 

 

관람객을 무대로 불러내 가르켜주며 함께 놀기를 즐겼다. 

 

놀이 구경에 심취하고 있는데...

홀연히 날아 맴돌던 화려한 나방이 내 앞에 추락하더니

나에게 무어라 날개짓으로 힘들여 말하였지만

나는 도통 알아 챌 수가 없었으니...

혹여 오늘 밤 꿈속으로 다시 날아와준다면...

그땐 겨우 알 수 있을 것 같다.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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