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비바람이 우리동네를 지나갔다.
바람이 불어 더위를 잊게 해주는 것은 좋았지만
좋은 것도 지나치게 강하다보니 베란다 창문조차 열어둘 수 없었다.
커튼이 날리고 화분들이 쓰러지고 난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자연이 주는 바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선풍기 돌려 기계가 주는 바람 맞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무거운 마음이 있어 뒤척이다가 늦게 잠들어 늦게 일어난 오늘 아침에
북측 베란다에 서서 물끄러미 하늘을 바라보니
잿빛 하늘에 군데군데 옹색한 햇살 구멍들이 몇개 보였다.
그러나 오후가 되어 하늘이 활짝 열리더니 정발산도 보이고 백운대도 보이고
시정이 꽤나 오랜만에 좋아 보였다.
이런 특별한 날씨에 연경산에 올라 야경을 촬영한다면 좋을 것 같아서
냅다 뛰쳐나가 연경엘 올랐더니
부천과 인천에 날씨는 이렇게 달라야 하는지
바다엔 해무가 끼어 멋진 해넘이도 인천항 야경도
제대로 촬영하기엔 적합치 않았기에 어둠이 내리기 전 서둘러 돌아왔다.
나는 가끔씩 나 스스로를 비웃을 때가 있다.
어제 오늘 같은 날!
너털 웃음으로 그래야만 했다.
문학 레포츠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 계단을 따라 시나브로 위로 올랐다.
산행을 즐긴 듯 여유로움 속에 두 아낙이 벤치에 들어누워 단꿈을 꾸고 있는 듯 달콤해 보였다.
나무계단 난간이 인천앞바다 너울지듯이 일렁이는 형상이다.
새소리 들으며 발을 위로 올리면 내 몸도 따라 올랐다.
언제나 나를 포근히 맞아주는 연경정!
저 좋은 자리에서 다정한 사람과 차라도...과일을 곁드려 마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금상첨화!
예전과 달리 점점 더 넓혀져만 가는 오솔길~
노적봉에 올라 부드러운 바람에 수고한 땀을 씻어내는 어느 가족들에 모습.
청량산 너머로 송도 신도시에 마천루가 들어서 있다.
좌측이 문학산, 우측이 청량산 가운데 마을은 연수동...나는 노적봉!
송도 신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연륙대교의 첨탑이 해무로 인하여 아스라히 보인다.
광각으로 잡아 본 청량산과 청학동 그리고 송도 신도시
연경산에는 위, 아래 사진들처럼 신체 단련을 위한 여러 유격훈련물들이 수없이 많았다.
이미 인생 길 내리막에 접어든 우리네 보다는 오르막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을 법한 것들이기에
그랬을까? 누구하나 즐기거나 연마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인천시립사격장이다.
90년대 수 년간 나는 저 곳에서 날으는 접시를 무지하게 많이 깼다.
당시 내 실력이라면 요즘 인기 있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세 놈다 덤벼도
내가 가볍게 이길 것이다.
증말로...
다 내려와 카메라 베낭을 내려두고 저 훈련 코스를 지나봤다.
재밌었다.
증말로...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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