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걷기 여행 시리즈 첫 번째 길(19.5km)
2008년 9월 21일 (일요일)
아내와 함께
시흥초등학교-말미오름-종달리-해안도로-오조리-성산리
2008년 11월 4일 (화요일)
나홀로
성산-일출봉-성산-광치기해변-섭지꼬지-신양해수욕장
대 다수의 사람들의 세상살이란 안전하고 경치 좋은 그런 길만 따라가고자 한다.
그러나 안락함을 뒤로한 채 새로운 경치를 찾아 나서기를 즐기는 모험가들도 있다.
이러한 모험가들은 새로운 길을 내기도 하고, 그러다가 때로는 실종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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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그런 소수의 모험가들이 세상을 넓히고 바꾸어가는 것이 아닐까?
2007년 이런 앞서가는 사고를 지닌 분들이 제주에 올레길을 개척해 주셨다.
시나브로 걸으며 제주의 깊은 풍경도 만나며 머물고 싶은 곳에서는 머물며
쉬엄쉬엄 게으른 여유로움을 즐기라는 것이다.
오늘 제주올레 첫 번째 길을 아내와 함께 걸었는데 방목하는 소목장을
지날 때는 소똥도 밟고, 말 목장을 지날 때는 말똥도 밟으며 발치에서 올라오는
향긋한 냄새에 짜증이 아닌 미소가 피어났다.
오름 길 산주름 사이로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며 산모퉁이 아래까지 이어지던
길가에는 이름모를 야생초들이 계절을 다투며 피어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말미오름 꼭대기에 섰을 때 펼쳐지는 조망은 가히 장관이었다.
고즈넉한 종달리 갯마을은 길과 집 사이를 돌담으로 경계선이 그어져 있었는데
옹기종기 붙어있는 밭과 논에는 나래나래 온화한 햇살이 내려앉아 가을을 영글게
하고 있었으며 오조리 해안가 길가를 걸을 때 싱그러운 해초 내음은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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