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산행기
2008년 10월 7일
주차장-억새군락-팔각정-803봉-팔각정-자원사
요즈음 가장 많이 들려오는 소리는 “어렵다는” 말이다.
연령층과 종사하는 업종에 관계없이 모두들 현실이 답답하고 힘들어하는 모습들로
삼십대의 청년층과 육십대의 노년층이 같은 말들을 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중년은 마치 세대간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가는 듯 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평의 소리와 짜증스런 얼굴들을 보다가 오늘은 밝고 에너지
넘치는 반가운 분들과 그리워해왔던 존경하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았는데
그것은 언제나 싱그러운 색깔 푸르름을 사는 내내 간직하자는 모토로 지어졌다는
이름 “푸르네산악회” 창립 1주년 기념 산행에 동참한 덕분이었다.
산행은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억새군락을 지나 삼각봉에 오른 후 자인사로 하산하는
동선으로 계획되었으나 군 훈련으로 인하여 팔각정을 지나 삼각봉에 못 미치는
803고지의 무명봉까지만 초병의 양해를 얻어 가 박사님과 함께 올랐었다.
억새군락은 절정의 모습은 아니었으며 아마도 다음주라야 온통 은빛으로 반짝일 것이다.
하산 후 산정호수를 식사 전과 후 두 번이나 산책하였는데
물가에 그림자 드리운 푸르렀던 활엽수 이파리들은 홍색과 황색으로 변모해가는
자기 모습 바라보며 덧없는 세월이 야속하다는 듯 간혹 바람에 비명을 질렀고
적막한 호수에 내려앉은 햇살이 물결에 튕겨져 나올 때 그 빛은 눈 시렸다.
가을 호수의 정취를 오관으로 흡입하면서 센티멘탈한 낭만 속에 가슴으로 사진
찍으며 고요한 아름다움에 젖어 사색하는 뜻하지 않았던 즐거움은 행운이었다.
바리바리 정성으로 준비해주신 점심은 여느 잔치 집 음식 못지않게 다양하였고,
모두가 한결 같이 뛰어나게 맛났기에 포만감으로 듬뿍 채워졌으며
창립기념 행사는 다소는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여...
그래서 더욱 인간미 가득한 축제의 장이었으며 동호인들 간에 정으로 충만한
가을날에 행복이었다.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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