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7-1코스
2010년 4월 30일
월드컵 경기장-엉또폭포-고근산-하논-외돌개 (15.6km)
이 코스를 걸은 다른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사람에 따라 올레길에 두는 의미와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평가는 다를 것이다. 사노라면 항상 좋은 날이 계속될 수 없고 된 다면 행복의 가치는 작아진다. 올레길도 그렇다. 처음부터 끝까지 놀라운 풍경으로만 이어지는 6~7시간의 걸음 길이라면 재밌을까 말이다. 좋지 못한 풍경을 지났을 때 다음에 다가오는 멋진 풍경은 더 멋있는 것이다.
나는 엉또폭포가 던지는 억양에서처럼 그야말로 엉뚱한 올레길이라는 감상을 받았다.
건천으로서 평상시에는 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이 폭포는 강수량 70mm이상 내린 후 그 다음 날이라야 우렁차게 쏟아지는 낙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가보니 정말로 폭포수 쏟아지는 풍경은 정방보다도, 천지연보다도 훨씬 멋진 풍경을 연출할 거라는 상상은 되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그저 절벽의 모습일 뿐인데...오고가는 7-1코스 올레길 풍경도 올레길다운 풍경하나 제대로 없다.
수고에 대한 가치는 없지만 그래도 걸으면 운동도 되고 좋은 것 아니냐고 내게 묻는다면,그래 그렇다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은 해주겠다.
다른 올레길 걷기 어려운 비오는 날 어디 마땅히 갈 곳도 즐길일도 없을 때 가는 길이 잘 포장된 아스팔트길이고 시멘트 길이니 찾아가면 좋을 관광지일 뿐이라 알리면 좋을 걸!!!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이젠 어떤 기준으로 올레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일까?
그들이 수고한 덕에 삶에 이벤트를 얻어 제주를 걷고 있음엔 고마운 마음이지만 몇몇의 올레길을 걸을 땐 올레길 개척의 초심이 많이 변질 됐다는 것을 느끼고는 마음 씁쓸했으나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건 스스로에 대한 부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만들었기에 걸었고, 걷는 사람이 찾아오기에 만들어져가는 올레길... 부디 얼러리꼴러리... 올래말래?
엉뚱한 방향으로 올레길이 만들어 나가지 않기를 기대하며 응원한다.
하지만 역시나 좋지 못했던 길을 걸었기 때문에 몇 번이나 보고도 감탄했던 외돌개와 그 주변 풍경은 오늘따라 더욱 멋져보였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올레코스 중 올레길 삼거리를 이루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한 외돌개 주변은 내 아내와 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한데...나는 이곳에서 이 자리 저 자리로 옮겨 다니면서 남은 오후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두 시간을 머물어 추억할 것을 추억하며 시간을 즐긴 후 정방폭포로 가 제주를 오면 언제나 그러했듯이 해삼과 전복을 먹어 남은 3일간 사용할 에너지를 보충했다.
기후가 좋아서 일까?
제주에 꽃들은 내륙에 같은 것에 비해 크다.
벚꽃이 그렇고 철쭉이 대표적인 예다.
작은 승합차나 승용차는 폭포 입구까지 들어 와 주차 가능하다.
엉또폭포 담은 그제 내린 비로 물길이 제법 깊어 보였다.
폭포 관람대로 들어서는 길
고근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중산간 도로를 건너야 한다.
고근산 화산 분지
바람에 고개숙인 갈대 뒤로 아스라이 한라산이 보인다.
나뭇잎이 꽃 같다.
하논 화산분지
내 모습 뒤로 보이는 새섬과 다리
외돌개 머리카락은 작년 11월 보다 1센티만 더 자랐다.
올레길 누적거리 ; 167.6km
-자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