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한라산 돈내코 코스

Parkyoungki-Paolo 2010. 5. 5. 11:21

한라산 산행기

 

2010년 5월 1일

돈내코-남벽분기점-윗세오름-병풍바위-영실입구

 

이상 저온현상으로 봄 날씨가 예년과 같지 않다.

윗세오름 구간은 어느 쪽으로 걷더라도 긴 시간 바람을 피할 수 없다. 산행복장은 예년과 같은 기후에 맞춰 준비했다. 맞닥칠 추위에 충분하지 못했음에 따라 날씨 눈치를 보고 산행날짜를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5월 첫날에 올랐다.

작년 12월 4일 15년간의 휴식년을 끝내고 돈내코 산행코스는 개방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꽃피는 봄에, 올레길 걷기와 함께 산행하기를 작정해둔 상태였었고 이번에 그렇게 실천했다.

 

올라보니 윗세오름까지의 9.1Km 산행길은 완만하지만 거의 전 구간이 돌길이므로 들머리로만 적합하다는 생각 들었다. 산행 날머리로 택했을 시 눈 쌓인 시기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관절에 상당한 무리가 있을 것이라 짐작되었으므로 그렇다. 돈내코 산행들머리는 해발 500m지점으로 한라산 탐방로 중 가장 낮은 위치에 있다. 윗세오름은 1,700m니까 등고가 1200m가 되는 것으로 높은 산엘 오른다는 실감나는 산행이 되어 관음사에서 오를 때 만큼에 노고의 필요성이 마음에 들었다. 나이나 외관과는 어울리지 않게 숨 가쁘게 산에 올랐을 때 카타르시스를 얻는 나는 철저히 혼자일 때 내가 되고 높은 산에 올랐을 때 실질적 고뇌에서 벋어나 왜 산에 왔는지 조차 의식하지 않아서 좋다. 꼭대기에 오를수록 세상사가 부질없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올레길 몇 코스 완주 보다는 산에 올랐을 때의 희열이 그만큼 나에겐 강하다.

 

돈내코 코스는 약 4km구간에 이르는 밀림지대가 있어 유명하고, 우리나라 자연생태계 다종다양한 식물 중 80%가 이곳에 서식한다는 매우 가치 높은 곳이다. 그러나 오늘에 한라산 계절은 이제 겨우 겨울이 끝나가고 서서히 봄으로 바뀌기 시작하려는 시기였기에 산을 오르며 마주한 풍경은 철저하게 삭막했다. 눈 녹은 겨울풍경으로 나뭇잎 새싹이나 풀꽃 한 송이도 보질 못했고 산 빛깔은 지저분한 회색만이 감돌았을 뿐이었다. 실록이 우거지는 초여름이나 단풍지는 늦가을 또는 대설이 지나 설화 핀 겨울이면 좋을 텐데 가장 좋지 않을 때 올랐다.

 

하지만 바람 적어 좋았고 하늘은 청명했기에 정상아래 남벽의 웅장한 화구벽 모습과 서북벽의 장엄한 모습을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었음은 이번 산행의 보람이었다.

 

작년 봄엔 5월 28일에 백록담을, 29일에 윗세오름을 올랐었다.

그때는 철쭉이 곱게 피어나 꽤 볼만했다. 모처럼만에 기대를 안고 산을 찾을 때는 시기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올레길 걷는 데는 이번처럼 4월 말경이 기후적으로 덥지 않아 좋고 온갖 꽃들을 볼 수 있어 좋으며 가을보다는 해가 길어 좋은데 작년 5월 말 올레길 걸었을 때 제주 날씨가 상당히 더웠기에 이번엔 시기를 일찍 택하였던 것이다. 

 

 

오르다 뒤 돌아보면 청명한 날씨에 서귀포 시내가 바다까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밀림지대

 

 

썩은 물통이라는 늪

 

고이 즈려밟고 지났다.

 

한 뿌리에서 자라난 수상한 삼형제 소나무?

 

 

 

웅장한 남벽의 위용

 

남벽을 배경으로...

 

한라산 서북벽의 장엄한 모습

 

그늘진 계곡에 남아 있는 겨울이 지나간 흔적

 

 

윗세오름 대피소로 가는 길 바닥 돌들에 색깔이 붉다.

 

영실로 하산 중 어떤 미련에 뒤 돌아봤다.

 

고사목에 수빙이 맺히는 겨울풍경을 추억하면서 카메라에 담았다.

 

작년 5월 말 병풍바위에 철쭉이 피어난 풍경은 꽤 볼만했다.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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