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사진

소양강 서리꽃(상고대)

Parkyoungki-Paolo 2011. 1. 18. 11:37

 

소양강 서리꽃(상고대)

 

2011년 1월 17일 월요일

 

지난 11일에 갔을 때 제대로 피어난 상고대를 마주하지 못한 아쉬움이 내 안에 계속 맴돌고 있어 호시탐탐 다시 소양강 찾을 기회를 엿보고 있는 차 올겨울 최고의 매서운 추위가 몰아칠 거라는 16일이 적기로 올겨울 상고대를 접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들었으나 사고친 딸을 갓 스물 나이에 시집보내야하는 친구를 외면할 수 없어 마음만 춘천으로 보내고 몸은 부천 결혼식장에 묶이는 몸과 마음의 분리 상태로 하루를 보내며 내일을 기약했었다. 9시쯤 뉴스에서 17일 역시 그제 못지않은  추위를 보일 것이며 춘천의 최저 기온이 영하 22도로 하늘은 맑을거라는 기상청 복음에따라 만사 제치고 지난 번 방문 시 점찍어둔 소양강 서리꽃 촬영 포인트로 내 달렸다.

 

기대를 충족시키는 몽환적 풍경에 취해 정신이 몽롱한데 그제보다 더 두껍게 서리꽃이 맺혔다는 현지 진사님에 말씀에 나는 얼은 얼굴로 어색하지만 희열의 미소를 감출 수 없었고 만족스런 풍경은 배고픔도, 잠 고픔도, 매서운 추위도 내게 약한 느낌조차 주지 못해 안개의 움직임과 빛내림의 세기로 인해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연출하면서 서리꽃이 서서히 흐려져가는 여러 풍경을 담는 무아지경에빠져 11시 무렵이 되서야  나의 발길은 소양강을 떠났다.

 

밤새 꽁꽁 얼어있는 나목 가지에 안개가 달라 붙으면 서리꽃이 맺혀지는 것으로 나목이 얼으려면 영하 20도 이하라야 가능성이 높다.

짙은 안개가 피어나려면 기온차가 크고 강물이 얼지 않아야 하는데 소양댐 아래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은 온도가 상대적으로 따뜻하단다.

또한 안개가 짙게 피어나려면 아침 하늘이 맑아 햇살이 강물에 닿아야 한다.

춤고 안개가 피어났다 해도 바람이 서리꽃 풍경을 연출한다.

바람이 강하면 안개가 빨리 날라가 금새 시정이 투명해 지고 짙게 남아 맴돈다면 서리꽃도 희미하게 보인 채 종적없이 사라질 것이다.

강이 얼어 새들이 떠난다면 물새들이 유영하는 모습과 서리꽃의 어울림도 감상하지 못할 것이고

적당한 안개가 뒤로 돌지 않는다면 서리꽃 뒷 동네 아파트와 전봇대를 감춰주지 못해 풍경이 다듬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여러 조건들이 충족될 때 비로서 윗 사진과 같은 풍경이 사진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니 오늘은 내겐 큰 행운의 날이었다.

밝은 햇살이 닿으면 상고대는 노란빛을 띈다.

갈대에도 서리꽃이 맻혀지고 안개는 높은 산을 넘으려 하는데 새들은 차갑고 도도한 강물의 흐름에 유유자적이다.

 

 

 

 

안개가 겉히고 나면 반영 사진을 담을 수는 있어 좋으나 그땐 안개와 함께 서리꽃도 많이 시들어있는 풍경이 담긴다.

소양3교 다리위에서는 이러한 풍경들을 마주하게 된다.

 

 

소양3교를 한 바퀴 돌아 원위치로 돌아오니 이런 풍경으로 바꾸어 있었다.

 

자연의 신비는 참으로 아름답게 우리에게 감동을 주건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 신비를 조금밖에 경험하지 못한 채 살아왔으니 미래에 희망을 갖는다.

안개가 겉힌 강물은 눈시리게 푸르고 노니는 물새는 몸은 검고 부리는 빨간 빛을 띄었는데 오리의 일종으로 보이나 정확한 이름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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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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