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묵은 호텔이 위치한 월리암스 지역은 해발 2100m지대로 내 평생에 침대에서 잠든 높이로는 최고의 기록이었다.
호텔을 떠나 드디어 금번 여행의 주 목적지 그랜드 캐년으로 달려가는 버스 밖 풍경은 고원의 드넓은 평야지대로 지평선이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90여분 달린 후라야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그랜드 캐년을 막상 바라보는 순간 탁 하고 숨이 멈출 것 같은 대자연이 내 작은 눈에 확하고 밀려 들어왔고 엄청난 시각적 충동으로 머리는 어지러웠다.
그랜드 캐년을 보려고 떠나 왔지만 사실 왜 그렇게 높게 평가되는 자연경관인지에 대하여 나는 의문을 지니고 있었다.
다큐와 테마여행, 서적 등의 온갖 매체를 통하여 사진과 영상을 꽤나 대하였지만 그런 것들이 전하는 정보만으로는 감동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그랜드 캐년!!!
영국 BBC방송국 선정 죽기 전에 봐야할 지구풍경 제1위에 등극되기도 한 이곳은 지질학적 보고이기도 하다는데
자료에 의하면 그 규모가 길이 450km에 폭 15km, 깊이1.6km로 계곡 사이로 콜로라도 강이 흐르고 있다.
45km에 달하는 사우스림 차도를 따라 전망대가 20곳 있다.
대자연, 장관, 장엄이라는 수식어가 세상에 이곳보다 더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있을까?
히말라야 산맥이라면 충분하겠지만 말이다. 히말라야를 양각 제1의 지구 풍경으로
그랜드 캐년을 음각 제1의 지구풍경으로 평가하면 적합하지 않겠는가 싶다.
지질층을 달리하는 경계선 줄무늬는 바라보는 시간과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는 갔는데 날이 맑고 하늘도 쾌청해 가시거리에 한계를 느끼지 못한 탓인지 다행히도 그 사실을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한층 더 감격스러웠다.
아침 햇살이 닫는 곳은 붉은 색으로 강렬함을 띄우고, 빛이 은은하게 닫는 곳은 금색과 은색으로 찬란하였으며, 빛이 직접 미치지 못하는 곳은 연한 갈색이거나 녹색 빛을 띄우고 있는 다양한 색의 조화는 형이상적이라는 표현이 매우 적합하였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산에 올라 환호하며 만족했던 그 모든 풍경들...
제법 이름난 세계 여행지를 다니며 바라보며 흡족했던 그 모든 아름다움들...
모두가 한순간에 그랜드 캐년에 묻히고 말 정도로 실로 경이로운 대자연의 찬란한 경관이었다.
눈으로 바라보고 마음으로 담은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추억하고 싶을 때 꺼내보며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억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흐려져만 가는 정체모를 것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때문에 카메라라는 기계를 통하여 눈과 마음으로 접했던 풍경과 모습을 담아두어 훗날 좋았던 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때 사진을 과거로 가는 왕복 티켓과 같이
사용코자 나는 무거운 것을 기꺼이 감당하며 들고 다닌다. 그러나 카메라로 작은 것을 확대하여 멋지게 허장성세 부리는 기술에 비하여 크고 광대한 풍경이나
물체를 카메라로 고스란히 담아내는데 있어서는 기술적으로 나에겐 매우 어려운 일이며 아마도 직업적인 사진가 역시 그렇지 않을까 짐작한다.
더군다나 그랜드 캐년처럼 대자연을 천천히 제대로 살피며 직접 경이로움을 체험한다는 것이 실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하기에 보다 뛰어난 영상 카메라로 얀처럼 훌륭한 사진작가가 위대한 풍경들을 정성스레 담아 보여주려는 노력이 있어 우리는 즐거운 마음 여행을 갖기도 한다.
이곳에도 아이맥스 영화관이 있어 그랜드 캐년 전체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면서 조금이라도 그랜드 캐년의 많은 모습을 보고자하는 이들을 위하여 극장 관람이
옵션으로 준비되어 있었지만 우리 부부는 그것을 피하고 경비행기를 타고 직접 대장관을 목도하였는데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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