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9코스(18.8km)
2012년 2월 11일 토(맑은 하늘에 구름 두둥실 떠다니던 딱 기분 좋은 날씨)
조천만세동산-관곶-신흥리백사장-함덕서우봉해변-너븐숭이 4.3기념관-북촌동굴-김녕해안마을 8일 18코스를 걸을 때 19코스 함덕해수욕장까지 걸었기에 오늘은 이곳을 기점으로 19코스 마무리 걷기를 시작하였는데 보금자리 둥지로 돌아가는 날이므로 비행기 시간에 늦지 않도록 일찍 숙소를 나섰다. 3박 4일에 제주여정을 시간의 밀도를 최대한 높게 끌어 올려 한라산과 영실코스와, 관음사코스를 각기 오르고 어제 오후엔 협제해변까지 사진촬영차 다녀왔으며 오늘로서 올레길 18, 19코스도 이번 여정에서 체험하는 것이니 만족스런 마음으로 새벽의 무게를 이겨내고 어둠에 이끌려 숙소를 나온 시간이 06시다.
버스 안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이 함덕해수욕장에 가까워져감에도 어둠이 걷히지 않아 어쩔까 싶은 마음에 불안 했는데 역시나 버스에서 내렸을 때 그 어둠은 가시지 않고 이른 아침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을씨년스러운 게 여간 아니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더욱 추위를 느끼므로 인적 없는 백사장을 그래서 걸었다. 어둠속에 희미한 간세를 찾아 서우봉으로 오르려니 부지런한 동네아낙 한 무리가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발견하였는데 무척 반가웠고 내가 봉우리에 섰을 땐 사위가 이미 밝아졌고 마을엔 듬성듬성 불빛들에 섬광이 바다풍경을 한껏 조화롭게 꾸미고 있었다.
아침공기 상쾌한 숲을 지날 때에는 지금 이 시간 내가 맑은 공기 쏘이며 청정한 곳을 지남이 얼마나 행복한 생애의 시간인가를 만끽하였고 김녕바닷가 19코스 종점에 다다라서는 돌아가야 하는 아쉬운 마음이 푸른 바다에 이끌려 시계를 보고, 또 보고하며 조금이라도 좋은 곳에서 더 머물려 애쓰다 어쩔 수 없는 시간에 버스에 올랐다.
19코스 시작점 조천 만세동산
8일에 촬영한 함덕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
서우봉에서 내려서는 동안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바닷가 마을의 고즈넉한 일출
동편에서 바라 본 서우봉
곶자왈의 한 풍경
돌담 사이로...
조금은 괴기스러운 신령나무
이제 곧 20코스가 개척 되겠지?
사단법인 올레의 모든 분들께 진정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덕 분에 잘 걷고 있다고,
김녕마을을 구경삼아 이골목, 저골목 두리번 거리다 겨우겨우 빠져 나올 수 있었다고,
간세가 그리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깊이 느꼈노라고!
김녕바닷가
어제 사진촬영차 갔던 협제 해변이 오늘과 같은 날씨라면 물빛이 이보다 훨씬 고왔을 텐데...
여정을 마치고 돌아서는 나에게 김녕마을 갈매기가 다시 오라는 인사를 내게 건냇 듯 했고 나는 그 뜻을 알아차렸다.
택시에서 내려 무심코 바라 본 한라산 개인 모습이 어제 윗세오름에 올랐을 때 흐렸던 날씨를 원망케 했다.
언제 다시 겨울 한라산엘 오를 수 있을까?
-자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