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기나 긴 겨울에 끝자락에서

Parkyoungki-Paolo 2013. 3. 1. 20:13

 

31일 금요일,

94년 전 치욕적인 일제 강압통치로부터의 독립을 외치던 오늘...

계절에 이름으로 이젠 봄이다.

돌이켜 보건데 지나간 겨울처럼 낭만이라곤 조금도 없이 그저 지루하기만 하였던 겨울날들이 내 추억에 존재하고 있었던가?

 

12월 초부터 내린 눈이 쌓이고 얼은 어느날 부터 보행자 전용도로 위를 조깅하는 일이 불가능하여 1회 정도 근교 산들을 올랐고 주 4~5회 아파트 계단 오르기

운동으로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겨울 운동을 헬스장에서 하였겠지만 겨울 날 집과 헬스장 오가는 것도 번거롭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란 생각에 이번

겨울은 내내 음악 들으며 계단 오르기를 하기로 작정했다. 오후 1시 부터 아파트 계단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스하여 햇살이 닿는 계단실은 온화하지만 앞 동에

가려져 채양 시간이 짧은 저층은 차가운 바깥 기온과 크게 다르지 않아 땀으로 젖어졌을 때의 온도차로 인한 몸의 충격을 완화 하기 위하여 12~1월 중에는

1층에서 26층 PH까지 오르고 다음에는 엘리베이터를 2~15층 까지 순차적으로 내린 후 내린 곳에서 26PH까지 오르는 방식으로 또는 매번 조금씩 반복되는

구간을 달리하며 계단 오르기 운동이 지루하지 않도록 방법에 매일 변화를주며 운동시간은 오후 330분 무렵 시작해 약 두 시간 정도로 짧지 않은 시간을 기어코

진행했던 것은 아직은 내가 내 자신의 체력 향상이라는 한계점에 결코 도달하지 않았음을 스스로에게 반증하고 싶었던 까닭은 아닐까 싶지만 무엇보다 운동시간이

즐거웠고 몸이 따라줬던 덕으로 겨울동안 하루도 아픈 날 없이 계획보다 더 충실하게 운동할 수 있어 오늘보다는 내일에 삶이 더 나아 질거라는 희망에 날들이라

행복했기에 운동이 끝나면 다음 날이 기다려졌다.

 

기록을 찾아보니 0911월 이른 아침시간 대에 경비아저씨에게 방해 끼치지 않으려 3~26층까지 17연속으로 오른 것이 최고 기록이었는데 오늘 그 기록을 예정에

없이 경신하게 되었는바 당시에는 운동화를 착용했었고 오늘은 중등산화를 착용했다는 점에 있어 조건은 다르다.

 

총 운동시간으로 스트레칭 시간 포함 대략 150분을 소요했고, 현관을 나와 26층까지 오른 후 1층에서 26층까지 오르기를 20회 논스톱으로 반복하는 방식으로

내려갈 때는 2층을 걸어 내려서 뭉쳐진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를 얻고자 항상 24층에서 승강기를 탔는데 오늘 운동을 시작하며 기록을 깨볼까 하는?

마음은 전혀없이 시나브로 오르기 시작했건만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새로이 기록할 수 있는 기쁜 날이 된 것이다.

 

우리 아파트는 승강기 두 대가 설치 운행되어 이동에 유리하지만 대부분 1층에 머물러 있을 때가 많았던 관계로 24층에서의 대기 시간에는 그냥 멈춰있지 않고

24층에서 25~26층까지 오르내려 운동의 덮혀진 신체열기를 유지하며 진행했는데 몸 컨디션이 좋아 할 수 있는데 까지 올라보려 마음먹게 되었고 20회를 넘기고는

계속 오를 수는 있겠지만 더 이상은 무리란 생각과 후일 다시금 기록을 경신하여 환희를 만끽할 수 있는 여지를 얻고자 미련두고 멈췄다.

 

18회 부터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기록을 여유롭게 돌파하는 나 자신에 체력이 사실 놀라웠는데 아직은 운동으로 신체근육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입증과 그 효과로

보름 전 혈액검사시 확인된 남성 호르몬수치는 오르고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내려가는 변화를 얻었던바 오늘에 내가 체력향상에 있어 자포자기할 나이가 아니라는

그저 신통하기까지 하다.

 

한편으로 작년 12월 초부터 우리 아파트 단지는 오랫동안 수고하신 경비아저씨들을 경비절감이라는 이유로 매몰차게 내보내고 무인 경비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정들었던 황씨, 유씨아저씨 근무지 경비실이 텅 비어 을씨년 스럽기만한 기운만 뿜어져 나오는 듯한 느낌과 경제라는 면에서의 인간의 냉혹함에 내 작은 몸이 움츠려

드는 감정은 매우 좋지 않았으며 그 분들이 그립기까지하나 한편으로 미안한 마음도 지니고 있다.

 

겨울동안 계단 오르기를 줄곧 한 탓에 조깅과 운동의 장단점이 몸소 체험되어졌는데 조깅은 지루함이 없어 좋고 바람 가르는 시원함과 세상 사람들에 움직임을

많이 볼 수 있으며 말은 섞지 않아도 무언으로 대화하며 눈인사 던지며 함께 운동 한다는 것이 쓸쓸하지 않아 좋은반면 운동 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여도 장경인대

통증이 남아 저주파 물리치료기를 사용 풀어주어야 하는 필요가 있었던 반면 계단 오르기는 근육통증을 유발하거나 하는 것들이 없어 좋고 혈액 상태외에 외부적인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조깅할 때 보다 더 커지는 현상과 허리가 조금 가늘어지는 결과를 얻었으므로 운동효과 측면으로는 조깅보다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리지만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승강기를 타고 내릴 때 마주쳐지는 주민들에게는 괜시리 미안한 감정이 들어 마음 불편한 것이 큰 결점이었다.

 

이제 음지쪽 보행자도로 상태도 달릴만하니 다시 겨울이 오기 까지는 조깅으로 체력 관리할 것이며 햇살이 좋고 낮이 길어졌으므로 인근 산들도 주 1회 이상 찾아

오르려 하는데 이 시절 산길은얼은 눈이 녹아 등산화에 질퍽거리고 그늘진 곳은 흙 밑에 얼음이 숨겨져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바 가능하면 계단 길을 이용하고

양지바른 산길을 걸으며 들꽃을 찾아 사진으로 남기면서 나날이 화려해져만 갈 바깥풍경을 사랑하는 즐거움으로 긴 겨울 인고의 시간을 톡톡히 보상 받으려한다.

 

 

 

27569

 

201331

-자유인-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빛  (0) 2013.10.20
셔터 누르고 싶은 마음으로...  (0) 2013.09.05
멋진 녀석들  (0) 2012.07.03
지구사진작가 얀의 홈  (0) 2011.02.06
시흥 늠내길 (1코스 숲길) 걷기  (0) 2009.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