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21코스(10.7KM)
2016년05월25일 (수) 날씨 맑음
제주해녀박물관-연대동산-낯 물밭길-석다원-토끼섬-지미봉정상-종달리 해변-종달마당
2008년09월 딸내미 시집보내는 달 초 마음 허전해지려할 때 마침 제주올레길이 열렸다는 소식을 반갑게 신문을 통해 접하고는 바로 이거다 싶었다.
2008년09월20일 결혼식을 마친 딸내미 내외는 스페인으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우리부부는 다음날 제주로 가 올레길 걷기로 서로의 마음 달랬다.
그렇게 시작된 올레길 걷기가 우연히도 딸내미 33회 생일 날 마치게 되었으니 의미가 있다.
사실 올레길 걷기는 창안자이신 서명숙씨의 순수한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지역경제이익이라는 잘못된 이유로 변질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코스를 걸어 나가는 중에 뒷길로 새로운 코스가 개척(사실상 지역이익에 부합)되었고 스템프제도라는 게 생겨 무슨 포로를 낚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으며 공항올레나 7-1코스를 걸을 땐 사무국에 욕해주고 싶은 마음 들기도 하였으나 바보처럼 그들이 그어낸 전 코스를(단,18-1 추자도 코스만은 내가 배 멀미를 심하게 해 포기함)다 걸었다.
사실 21코스는 1-1코스와 20코스를 걸은 후 약 44개월 만에 재개해 완주한 것으로 3년 여간 심신에 병마가 있어 도전에 나서는 열정이 부족하였고 또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남기고 싶은 마음과 숙제를 다 마치면 뭘 하지? 하는 마음에 아껴둔 측면도 없지는 않다.
돌이켜 생각하면 아쉬움과 그리움이 있다.
좀 더 천천히 걸었더라면 하는 곳과 좀 더 머물고 싶었던 곳은 다시 찾아가 그렇게 할 것이지만 풍경보다도 더욱 심연 깊이 박혀있는 그리움은 걸으며 만났던 사람, 사람들이다. 추억의 사람(특히 11-12코스에서 만나 비밀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당시 39세의 처녀)들도 만나지지 않을 인연이지만 안타까운 건 사라져간 아름다운 풍경이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로 인해 사라진 풍경과 화순 금모래해변도 해군기지공사 여파로 망가지고 있다는 이번 제주여행에서의 뉴스에는 가슴 저몄다. 우리에게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곱게 사용하다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21코스 이야기를 하기 전 너무 서론이 장황했다.
공항에서 내려 21코스 시작점인 해녀박물관에 가기에 앞서 잠시 월정리 해변을 들렸다.
예쁜 색색의 의자에 꽃 한 송이 꽂혀 있던 풍경을 나는 카메라에 담았었고 황금출판사라는 곳에서 내 불로그에 찾아 들어와 당시 사진을 요구해 책 한 페이지를 차지했던 보람이 나를 이끌었던 것인데 당시 의자는 오간데 없고 난잡스런 풍경들은 나를 실망시켰다.
21코스는 그냥 터벅터벅 걷기 무난했다.
인상 깊었던 곳은 하도해수욕장에서 접한 모래그림들과 지미봉에서의 시간인데 박무로 시정이 좋지 않아 우도를 분명한 시선으로 내려 볼 수 없었던 아쉬움은 다시 찾아가야할 이유다.
우리나라에 제주도가 없다라는 걸 상상해 보았더니 끔찍하게도 삭막한 일이니 참으로 다행이다!
이 아름다운 세계가 다른 나라사람들에 소유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소홀히 경계해서는 안 되겠다. 운 좋게도 내 소유의 토지가 제주 구좌읍 세화리에 3,600M2가 존재하는데 어떤 경우도 매도치 않아 후손에게 물려주어 금수강산 국토 지킴이로 이어나가게 할 것이다.
20코스와 21코스 연결지점
산으로 간 배
인상적이었다.
아니디어가 참 멋진 젊은 주인이란 생각 들었다.
한참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장 최고!
들꽃도 훌륭한 풍경이다.
마을이 둘
배 고프지 않아 지나쳤다.
이 자리에 앉아 마신 스페샬 망고쥬스는 다소 더운 날 갈증을 말금히 씻어 주었다.
해변 너머에 지미봉이 우뚝하다.
이 곳에서 드나드는 물결이 그려낸 멋진 모래 그림을 사진으로 여럿 담았다.
카약체험장은 중학생 수학여행지 중 한 곳으로 인기 많단다.
제주 해변에도 삘기가 한창이었다.
보리밭 훔쳐보기...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지미오름이다.
지미봉 정상에서 바라 본 우도방향인데 박무로 시정이 좋지 않아 아쉬웠다.
지미봉 뷰 포인트에서 바라 본 성산일출봉 방향풍경도 박무로 인해 뿌옅다.
지미봉에서 내려오면서 발견한 철쭉인데 색이 제주의 것 답게 매우 곱다.
어느 집 마당입구
종달해변 뒤로 아스라히 말미오름이 보인다.
막상 이 곳에 당도하였을 때 기쁨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분명 더 컸다.
다시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내 젊음이 유지된다면!??
드디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어렵지만 재미난 숙제를 마친 이제
나는 자율학습모드로 들어갈 것이다.
*종주를 마치고 숙소를 찾아 들어가기 전 우연한 곳에서 황홀한 황혼 풍경사진을 200여컷 촬영하였는데 찍는 내내 내 생애 최고의 장면을 찍고 있구나 싶은 마음 들었다.
하느님이 내게만 주신 선물이다. 여기서 촬영한 사진들은 공들여 보정할 것이지만 불로그에도 그 어느 곳에도 온라인상으로는 비공개를 유지할 다짐이 나를 흥분시킨다.
2016년05월28일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