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콘야-안탈랴-파묵깔레
카파도키아에서 흥겨운 밤을 보내고 지중해 안턀랴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였다.
대도시 콘야를 거쳐 토로스산맥을 북에서 남으로 넘어야 하였고 총거리는 634km로 9시간 버스를 타야했다. 토로스산맥은 산맥길이가 800km이고 최고봉은 3,916m의 예르지르 산이며 많은 봉우리가 새하얀 눈으로 덮여있어 볼거리를 제공하였고 우리가 넘은 고갯길에 높이는 1600m지점으로 하강 시에는 기압 차가 크기 때문인지 비행기 착륙 때처럼 귀가 멍해지는 현상이 한참 이어지기도 하였다.
9시간의 버스투어는 피로하다 그러나 피로는 안탈랴에 도착하자 한 순간에 사라졌다. 터키 제1의 지중해 휴양도시인 이곳은 눈에 들어오는 풍광들이 매우 뛰어났다. 우리가 묵을 MAZAR BEACH HTL은 바다와 접하고 있어 일행은 가방을 풀자마자 낭만에 취하려 뛰쳐나가 점차 흐려지는 지중해의 얼마 남지 않은 빛의 시간을 즐겼다.
호텔방 테라스에서의 밤바람과 야경이 얼마나 좋던지 쉽게 잠 이룰 수 없어 서성였고 가끔씩 지나는 밤배와 살며시 불어주는 바람은 고취된 낭만을 더욱 달궜기에 결국 나는 과음으로 인하여 다음날 거북한 고통을 한동안 치러야 했기에 힘들었다. 지나침은 안 좋은 줄 알면서...
하지만 이렇게 마음 뜨거운 지중해에서의 밤을 어찌 멀쩡하게 보낼 수 있단 말인가?
나에겐 아직 정열적으로 뛰는 가슴이 있는 것을!!! 늦은 시간에 겨우 잠들 수 있었다.
다음날 지중해 바닷가 아침 이른 산책을 즐기고는 하드리아스문과 이울리탑을 거쳐 아름다운 해변공원 산책로 따라 지중해크루즈 선착장에 당도하였는데 네다섯 마리에 세파트만한 방견들이 떠돌고 있어 신경 쓰였지만 별 탈은 없었고 두 시간여의 지중해 뱃놀이는 밝은 햇살아래 흥겨웠다.
뱃놀이 중 해안가에 모래사장은 전혀 볼 수 없었고 30m정도 수직으로 솟구친 높은 절벽위에는 바다를 향하여 집과 호텔이 가득하였으며 아름다운 이곳에 유럽 부호들이 별장을 두고 있다한다.
바다 방향으로는 아스라이 섬인 듯 대륙인 듯 검은 산등성만이 희미하게 보였을 뿐 지중해는 쪽빛의 넓고 너른 클레멘타인의 바다였다.
내 아내는 이곳에서의 시간을 작년 산 풍경 아름다운 슬로바키아 타트라에서 보냈던 화려한 시간과 비교할 바닷가에서 보낸 깊이 남을 흔적이라고 지금도 웃으며 말한다.
지중해를 뒤로 두고 다시 토로스 산맥을 남동방향에서 서북방향으로 넘어 파묵깔레에 왔다.
호텔로 가는 길 최지원양이 석회봉을 가리키며 저 곳이 내일 오를 로마시대부터 유명했던 신비의 온천지역이라고 할 때 나는 조금 실망했었다. 사진으로 봐왔던 것보다 규모가 작아보였기에 그랬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아주 질 좋은 뷔페식으로 성대한 저녁만찬을 마치고 각자 스파와 온천욕을 즐긴 후 잠자리에 들었으며 아침에는 호텔주변을 가볍게 산책하였다.아침 식후 석회봉에 올랐을 땐 앞선 실망을 거둔 채 초 자연의 신비로움에 도취됐고 족욕도 웃으며 즐겼으며 때이르게 실망했던 마음은 조금 계면쩍었썼다.
수만 년 전 방해석 성분의 물이 식으면서 가루가 되어 칼슘 바위산이 되었다는 이곳은 몇 년 전
부터 점차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하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황혼 짙은 지중해에 하나 둘 불빛이 드리워 졌다.
테라스에서 좌측으로 조망되는 야경으로 밤새 빛났다.
서서히 동트기 시작하는 고요한 아침 바다.
밀려 부서지는 잔잔한 물결...
전날 저녁 식사 후 바닷가를 다시 찾았을 때의 모습이다.
아침 산책을 즐기고 올라오는 좁은 길 양편에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들이 예뻤다.
아내는 호텔 체크아웃이 아쉬운 듯 나서기를 주저 하였는데 페키지 여행기간 중 중간 날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곳에서 하루를 포근히 쉬어 가는 일정이었으면 더욱 좋겠지라고 하였고 우리는 계속 남아
있고 싶은 이곳에서 될 수 있으면 아주 늦게 떠나려 애썼다.
느낌은 모든 것이라고 아마도 괴테가 말하였죠? 느낌이 좋았던 곳을 나 또한 오래 기억하려 한다.
산책을 즐기며 호흡한 상쾌한 공기는 좋은 곳에서 더욱 사람에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인지 아내는 미소를 아끼지 않았다.
전망 좋은 안탈랴 공원에서 추억에 남기려 함께 포즈를 취했고, 뒷편으로 눈쌓인 높은 봉우리가 바다에 비쳤다.
지난 밤 테라스에서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하여...
아침 산책 중 지중해 물을 페트병에 담았는데 지금 냉장고 속에 얼어 있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서서히 식사하려는 도중에 누군지 생각나지 않지만 좋은 분이 우리네 모습
이 일년생 튜울립 같은 부부라며 아내의 카메라로 촬영해 주었는데 찰나에 내 얼굴만이 붉게 물들었다.
바닷가 언덕위 산책로는 기분 좋은 바다내음으로 내내 싱그러웠고,
부부가 함께하는 모든 것을 아름답다 해도 좋지 않을까? 지중해 오리 부부는 무슨 사연 안고 있는지 카메라를 들이대도 시선을 달리 한 채 물끄러미 일렁이는 물결만 연신 바라보고 있었다.
요 녀석은 줄 곧 우리를 따라 함께 산책하였는데 주변에는 이와 같이 덩치큰 방견들이 네다섯이나
자유롭게 맴돌고 있어 나는 약간의 공포를 느꼈다..
지중해 물빛은 위와 같았다.
우우리가 승선하여 즐긴 유람선으로 나무를 덧대어 고풍스러운 모습이다.
호텔 산책로에서는 뉴덴폭포의 모습이 깃털 처럼 흩날리는 물보라만이 옆으로 살짝 보였기에 다들 그 정체를 궁금해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당초 예정에 없는 지중해 크루즈를 가이드를 졸라 옵션으로 즐겼다.
바람을 즐기는 아내 뒤로 보이는 절벽에는 바다에 접하는 계단 길이 군데군데 보였고, 어떤이들은 어떻게 그리했는지 모르게 벼랑 중턱에서 햇살을 맞고 있었으며, 또 다른 곳 어떤이들은 장비를 지닌채 바다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인들에 단체 사진이다.
남성 두 분 선생님은 선실에 계시고 나는 사진을 찍느라 합류하지 못했고, 일행 중에는 아내보다 젊은 분이 세 분, 나와 동년배 친구도 있었기에 활력이 넘쳤다.
파묵칼레 도착전에 들린 면제품 판매장에서 내의류를 담당하고 있는 젊은 여인과 함께한 사진 속 사람은 어울리지 않는데 목에건 목걸이만 서로 잘 어울린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붉은 꽃은 양귀비다.
하지만 마약 성분은 없는 것으로 개양귀비라는 불만족스런 이름이 붙여졌다.
그중 한 송이를 클로즈업해 보았다.
동심으로 돌아간 꽃바람 두 여인...많이 아파 보인다.(동막골 버전)
아래쪽 물은 차갑다고 물에 발 담그기를 주절주절, 위쪽은 따뜻해 족욕은 모두 그곳에서 즐겼다.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도 생명은 자라나고 있었지만 우리에도 잘 알려진 닥터 피쉬는 아니다.
내가 딛고 서 있는 나무 길 아래로 도래샘이 흐르고 일부는 바닥으로 흘렀다.
이 곳은 부지런한 외교관 부인 한 분과 나만이 찾았고 여기에는 원시가 흐르고 있었다.
점심식사 후 사이다 호수를 산책하면서 모처럼 부부가 함께 활짝 웃는 사진 하나 만들어 졌다. 어떻게
이처럼 파안대소 했는지 짐작해 보시라?
에페소-아이발릭-트로이로 계속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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