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가리산 산행기

Parkyoungki-Paolo 2006. 3. 25. 12:29
 

가리산 산행기


태풍 나비가 동해안으로 지난다는 뉴스를 접하고도 산행에 선뜻 나선다.

삶의 경험으로 미루어 이런 날이 하늘도 높고 청명하다는 것을 익혔기 때문이리라.


이른 6시에 상동에서 승차한 버스 안은 다소 여유롭다

42명 정원의 버스에 23명이 자리하였으니 산악회 운영자 분께는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몸이 편하니 쉽게 잠을 보충할 수 있어 좋았다.


하남을 지나 한강을 끼고 홍천으로 향하는 차창 밖 풍경이 보석 같다

오른쪽 좌석으로 자리한 것이 다행스럽기까지 한 마음이다

한강수에 비친 조각구름의 모습들이 참 다채롭다 형형의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모양새를 견주는 모습이 마치 미인 선발전 보는 듯하다.


머리를 들어 차창 밖 하늘을 올려다보니 먹구름 흰 구름이 한데 어우러져 보인다.

구름에 달 가듯 강물을 뒤로하고 리무진은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풍광이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가 나는 좋다.

차창 밖 스크린에 지나온 삶의 기억들이 조사 된다 논픽션 다큐멘터리가 시작된 것이다

나는 그것을 주인공이 되어 들여다본다.

여행의 즐거움에서 얻는 이러한 일들을 나는 비교적 자주 반복하는 편이다.

산행은 이렇게 여행의 멋도 있어 더욱 좋아들 하시는지 모른다.

하여튼 나는 그렇다.


오늘도 같이한 엠피3 로 그렇게 음악과 함께 풍경을 즐기고 가는데 언제부턴지 동승한

산악인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건전지가 그 소임을 다한 것이다.

살아가는 이야기 등등으로 다소 소란스럽다.

잡다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그들의 즐거움일 지려니 아랑곳 하지 않으리라

하면서도 신경 쓰여 지기에 얼른 새 건전지로 교체하여 소음을 차단한다.


그러노라니 어느덧 산행지에 도착하였고 하차 후 걷기 시작이다.

오늘의 산행은 개척 산행으로 길 찾기에 어려움이 있을 듯 하다는 산악대장의

안내가 있었는지라 앞서기를 미룬다.

관음사 앞을 지나 좁은 길을 따라 23명의 행진은 게릴라처럼 일 열로 진군한다.

시계를 보니 9시55분이다.


능선에 다다를 즈음 나는 어느새 선두에 있게 되었다. 바람이 있어 상쾌한 느낌으로

수목을 헤집고 한참을 나가다 보니 후미는 없고 홀로 길 아닌 곳에 이탈 된 게 아닌가!

당황스럽지만 주변을 살펴보니 약초 찾는 노인이 계신지라 길을 여쭙는다.

도움을 얻어 길 아닌 풀섭을 헤치며 나아가니 낮 설은 동네에  다다른다.


지도를 보며 어렵게 가리산 휴양림 방향을 나침판으로 측정하여 힘겹게 입구에

도착하니 12시 12분이다. 그날을 생각게 하는 시간 잘 못된 작전의 시간......

그래도 주차장에 산악회버스가 보이니 무척 반갑다.

이 곳이 하산지점이다.


자 이제 나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3번의 예정된 산행 일정 중 2번이나 산행이 취소되어 이제 사 오게 된 가리산!!!

백대명산 중 가나다순으로 으뜸의 자리에 있는 산!!!


갈림길이 나올 때 마다 지도를 확인 한다는 평소의 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대오를 이탈한 대가로서 기합 받는 자책으로 정상을 다시금 향하지만 발길은

무겁고, 3시 30분 까지는 산행을 마쳐야 다른 분들께 폐를 끼치지 않음에

더욱 재촉하는 걸음이 부족하기만 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참 잘 조성 되여 있다.

계곡물 소리가 지친 몸 쉬어가라 하듯 들리는 것이 마음 편하다.

이름모를 들꽃들은 예쁘게 미소 지으며 힘내라 응원하여 준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래야하겠다.


13시30분 정상에 도착하니 그 곳에 산악회 선두 분들이 보인다.

이제 막 그들도 정상에 도착한 것이다. 이처럼 다행스러울 수가!


안도의 마음으로 바위에 서 바라보니 참으로 장관이다.

이토록 조망 좋은 산을 우리산하에서 몇이나 봐왔던고!

시정거리가 100키로 이상이다. 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이, 서로는 명지,화악은 물론이요

천마, 축령도 보인다. 북으로는 보이는 산은 명성, 국망봉 등으로 짐작되고

남으로는 낮은 산들이 한수를 숨긴 채 넓게 드리워져 있으며,

가까이 내려 보이는 소양호의 은물결은 평화롭다.


어렵게 도달한 정상이기에 이처럼 정상에서의 조망이 더 감동적으로 느껴지는

것만은 아니다. 느낌으로 가슴 시리게 가득 차 오르는 좋은 산이다.

아직 오르지 못한 분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청명한 날

꼭 한 번쯤은 휴양림을 들머리로 해서 올라 보실 것을 권유 드린다.

이렇게 산행로를 택하면 4시간 산행이면 몸에 좋다는 석수를 마시고도 1시간은

정상에 머물러 산하를 느끼고 마음 가득 채울 수 있다.

처음으로 써보는 산행기도 그래서 쓰는 것이니 이점 해 아려 주시기 바란다.


아름다운 산수화 그림을 뒤로하고 하산하니 주차장 옆 샤워시설도 좋고 흐르는

계곡물도 맑아 수고하여 찌든 땀 냄새마저 던져두고 가라 가리산은 말한다.

이 얼마나 친절한 곳인가! 다시 찾으리라 다짐하고 버스에 오른다.

이제 돌아간다. 잠시 쉬러.....집으로.....간다.



자리에 앉아 피로를 물리치고자 눈을 편안히 하니 스쳐가는 얼굴, 얼굴이 있다.

나는 이 얼굴은 얼른 잡아 놓지 않는다.

이리저리 곱게 아우르는데 도착이 임박했다는 안내 방송에 꿈에서 깬다.......아쉽다!


이제 나의 보금자리 집이다!


내일은 어느 산으로 떠나 갈꺼나!


-자유인-


2005년9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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