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겨울여행(경주 남산 산행)

Parkyoungki-Paolo 2006. 3. 25. 12:41
 

겨울여행


마침내 저는 아내를 설득 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함께 겨울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의 아내는 좀처럼 원거리로는 집 밖을 나서려 하지 않습니다.

집이 최고라며 집 떠나면 바로 집 생각만 하는 그런 사람이거든요.

특히 심장이 좋지 않아 산행은 많이 힘들어합니다.


19일 대구와 포항을 거쳐 호미곳으로 향하는 해안도로 풍광이 참 멋집니다.

제주도 해안일주 도로와 버금갈 듯 영일만도 장관이더군요.

하루가 피곤한 태양은 바다를 남겨둔 채 보금자리로

빠르게 빠져들어 가려는데 저희가 붙잡습니다.

해돋이 광장에서 저녁노을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과매기가 유명한 식당을 찾아 향토 맛을 즐기고는 바다가 보이는

모텔에서 여장을 풀어내고, 온통 검은 창 밖 너머엔 오징어잡이 어선들의

불빛만이 군데군데 눈부신 빛을 발합니다. 


이제 일출을 감상하려합니다.

호미곳 바다 가장자리엔 커다란 손모양의 청동상이 있습니다.

광장엔 또 다른 왼손이 있고요, 어떤 의미로 설치되었는지를 확실히

이해하진 못하였지만 멋스러움은 특별하였지요!


7시28분경 파도가 삼키는 바다위로 드디어 휘황찬란하게 태양이 떠오릅니다.

만지면 손을 데일 것 같아 그냥 바라만 보기로 합니다.

갈매기 나르는 찬 바다에 떠오르는 태양!

감상에 젖어 마구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법 작품성 있는 그림도 만들었습니다.


경주로 이동합니다.

이곳엔 또 100대 명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77회 명산 산행지입니다.

아내는 산행에 방해된다며 차에서 기다리기로 합니다.

포석정에서 산행 들머리로 하였는데 일반 등산로도 있고 넓은 고적로도 있습니다.

등산로로 오릅니다.

적송이 특히 많습니다. 잡목은 다른 산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지 않습니다.

때로는 동아줄을 잡고 오르기도 하였는데 마사토길이 많아 미끄럽군요.

산세도 좋고 더러는 기암괴석도 보이는데 무엇보다 좋은 것은 맑고 찬 공기입니다.

남산 거북바위를 지나 금오산 정상까지는 여유 있는 두 시간 산행입니다.

이제부터는 고적로를 따라 하산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말굽모양의 산행길이 됩니다.

이미 이름에서 눈치 채셨겠습니다만, 남산은 그 자체가 노천 박물관입니다.

수백 곳의 절터와 불상, 탑 등등으로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200년도에 지정 하였다합니다. 일일이 다는 볼 수 없어 고적로 주변의 유적들만을

훑어보고 또 때때로 카메라를 돌등에 올려놓으며 자동으로 사진 촬영을 해가며

흔적을 만들며 하산하는데 계곡은 비록 얼어는 있었으나 수량도 풍부해 보였습니다.

사실 차에서 기다리는 아내가 있어 좀 더 많이 보고오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남산은 신라 천년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혼의 산이라는 느낌을 산행

내내 깊게 받았습니다. 일반적 산행과는 상이한 개념의 아주 특별한 산행이었습니다.


기다림의 보상으로 순회관광일정에 들어있지 않은 몇 곳의 유적지를 관람하고

익일에는 고적순회관광버스로 불국사포함 아홉 군데의 유적지를 관람하였는데

낮 한때는 눈이 내리기도하여 운치 있는 고적지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자유인-


2005년12월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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