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검단산, 용마산, 남한산 산행기 (사진포함)

Parkyoungki-Paolo 2008. 4. 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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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산, 용마산, 남한산 산행기(사진포함)

 

2008년 4월 3일

팔당역-창우동-검단산-용마산-엄미리-한봉-벌봉-북문-서문-수어장대-남문-남한산성입구


오늘은 팔당역까지 오는데 교통편이 순조롭게 이어져 조짐이 좋았다.

안개 젖은 팔당대교를 도보로 건너는데 지나는 자동차 바퀴소리는 나를 위협하는 듯 했지만

한강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는 않기에 독특한 즐거움이 있었다.  

검단산 들머리 창우동에 도착한 시간은 08시 조금 지나서고 들머리 우측에 위치한 매점에

들려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배낭을 다시 여미고 터벅터벅 오르기 시작하였다.


너른 길가 양편에는 오래전 인공조림 된 것으로 여겨지는 침엽수림이 가지런하고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은 정갈하였으며 나무 그림자의 검은 빛은 맑은 날씨에 깔끔하였다.

싱그러운 공기가 입과 코를 통하여 쉼 없이 들어와 기분도 좋아졌고,  숲에서 아침이내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많은 진달래가 진보라 빛으로, 더 많은 생강나무는 샛노란 빛으로 피어나

화사 하였으며 오늘 산행 내내 두 종류의 꽃밖에는 만날 수 없었음이 다소 생경스럽다.


검단산 정상에는 산행시작 한 시간이 다되어갈 때 도착하였으며 강 건너편으로 3월에 올랐던

예봉과 운길이 안개에 둘러싸여 희미한 모습인 것이 마치 신기루가 하늘에 떠있는 듯 하였

지만 한강이 보이지는 않았다. 10여분 두리번거리다가 남쪽으로 보이는 봉우리 용마산을

향하여 다시금 진행하였는데 봄바람치고는 다소 강하다는 느낌으로 마파람이 불어와 약간

서늘한 몸으로 부드러운 능선 길을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여 다시 한 시간이 지날 무렵 용마산

정상에 서게 되었고, 이곳 조망은 매우 좋아 팔당호가 바로 발치에 있어 조용히 도도하게 흐르는

물결이 보였는데 조약돌 주어 힘차게 던진다면 퐁~당~하는 소리로 적막을 깨뜨릴 수 있겠다는

착각이 들었다.


용마산 정상에서 머무는 시간이 좋아 간식도 즐기며 그렇게 한 시간여를 보낸 후 다음 목적지

남한산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엄미리에 당도하였다. 이곳에는 맛을 내세우는 간판이 번쩍이는

식당들이 즐비하여 이를 본 나그네의 시장기가 돋아나지 않을 수 없었다.

시계를 보니 12시를 조금 지나고 있어 마음에 다가오는 식당으로 들어가 1인분 식사가 가능할

까를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정중히 사양하기에 다소 서운한 마음 지니고 물어물어 천운사에

당도하였지만 산길이 분명치 않았다.


두 갈래의 길이 있어 우측으로 향하였고, 선택의 잘못을 깨달은 것은 거의 중턱에 다가서였다.

잘못된 선택으로 알바를 하여야 했음에 힘이 들었지만 반면에 잘못된 선택 이였기에 남들이

경험치 못한 코스로 산행한다는 개척의 의미를 구태여 부여하고 주능선 길에 접어 들어서야

다소 불안하였던 마음이 진정되었다.


철탑 두 곳을 지나고 다시 봉우리 하나를 지나고 난 후 이정표가 있어 지나온 봉우리가

한봉이였다는 것을 알았다. 이윽고 당도한 벌봉에서는 무속인들에 제례 모습을 보았고 이어서

북문-서문-남문으로 이어지는 성벽코스를 따라 남한산성을 탐방하였는데 읽어야 할 것과

볼 것들이 많은 관계로 진행이 더뎌졌다. 탁 트이고 노송 우거진 너른 길은 걷기에 좋아 일반복

차림으로 산책 나온 분들이 많았으며 누구라도 맑은 햇살 받으며 피톤치드 쏟아지는  숲길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 산 오르기를 싫어하는 내 아내도 기뻐할

산책로라는 짐작으로 함께 다시오자고 할까? 하는 기특한 생각도 했다.


역사상 기억하기 싫은 어두움이 서려 있기도한 남한산성 정상에는 늠름한 수어장대가 있어

역사를 말하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오래되고 멋진 나무들이 곳곳에 있기에 머무르기 좋았다.

정취에 젖다가 러시아워 이전 교통편으로 귀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자각이 일어나 수어장대를

뒤로하고 부지런히 남문을 통과하였더니 뜻하지 않게 성남시로 내려서게 되었다.


전철을 타고 자리에 앉고 나서야 내게서 나는 냄새가 지독함을 내 코가 알아챘기에 주변사람

들에게 매우 미안하다는 생각으로 자리가 매우 불편하였다.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지 못했던

점이 미련스러웠고 차를 갖고 가거나 산악회 따라 산행할 때는 이런 걱정 없어 좋다는 생각이

드는 산행이었다. 

 

안개에 젖은 팔당대교를 걸어서 지나는 기분도 꽤 괜찮았다. 

 

검단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초입의 풍경 

 

아침 햇살이 투과되는 진달래 꽃잎은 연보라다. 

 

295봉에서 내려다 본 팔당대교 

 

 

강 건너편으로 운길과 예봉이 아스라히 보인다.  

 

검단산에서 바라본 용마산 

 

산수유와 닮은 생강나무 꽃. 이제는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을 구분할 수 있는데 오늘 산행내내

생강나무 꽃은 진달래 보다 더 많이 접하였으며 산수유는 한 그루도 보지 못했다. 

 

 

팔당호. 실제 눈으로 봤을 때는 물결도 보였지만 사진에는 이처럼 희미하게 찍혔다. 

 

깃대에 매달려 자유를 갈구하는 몸부림으로 펄럭이는 깃발! 

 

 

한봉에 위치한 오래 된 성벽. 

 

벌봉 

 

남한산성 북문위의 루각. 

 

산성 길 

 

보수 중인 서문 

 

 

남한산 정상에 위치한 수어장대 

 

남문을 통과하여 성남으로 내려섰다.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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