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방장산 산행기

Parkyoungki-Paolo 2006. 4. 11. 21:45


 

새벽녘 인터넷으로 조회한 일기예보에 의한 정읍지방날씨는

오후 비조금후 갬으로 되어있었습니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고 마음엔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내려가는 도중 차장 가에 비가 흩뿌려지니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도 비에 대비한 산행준비를 하고 왔기에 한편으론 각오를 다졌고요.

우중산행을 저는 되도록이면 기피하는데!

그러나 오늘은 무엇에 끌렸을까? 자석처럼 방장산에 저는 끌려갔습니다.


간단한 필수품만으로 산행준비 후 질퍽한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들머리는 갈재입니다.

다행히 흙이 밑창에 달라붙지는 않는군요! 가장 염려하였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습도가 높아 다른 날 보다 숨이 빨리 차오르네요!

헉헉대며 볼 것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합니다.

노송아래 물을 머금고 있는 진달래가 빗속에 더욱 예쁘고,

올라가는 숲 섶 아기새싹 나뭇잎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물방울은

진주처럼 매우 아름답군요.

초입부터 된비알로 시작된 산행 길은 쓰리봉까지 이어졌고요. 이후는 능선입니다

능선에 올라서도 같은 것만이 보이는 것은 지루합니다.

운무에 휩싸인 능선은 모든 것을 감춰놓은 것이지요.


그래도 산행 중 내린 비는 세찬비가 아니라 시종 능선을 어루만지는

바람결에 유유자적하게 몸을 내맡기는 그러한 다정다감한 비였습니다.

산죽 길을 지나느라 바지는 흠뻑 젖었지만 양말은 여적 뽀송뽀송합니다.

그런대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인계지요.


불현듯 음악이 들려오네요. 빗방울 소나타입니다.

입고 있는 비닐우비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후두둑 투두툭 탁탁.....소리를 냅니다.

푸른 시절 답답해서 비나 맞을까 하고 길을 나서며 들고 나갔던

비닐우산이 새삼 정감어리게 떠오르는군요.

때때로 빗속에서도 새 한 마리가 벡코러스도 해 주었기에 더욱

운치 있어 좋았습니다.


안부를 지나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산에는 왜 오르시나요?

수고하여 정상에 서면 그 대가로 시원하게 보여 지는 풍광을 얻으려 오르시지는 않나요?

저는 그런 마음을 지니고 있는데 오늘은 보상받을 길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짐작 하건대 날이 좋다면 높이로 보아 멀리 서해바다 까지도 시원스레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만 남기고 하산하였습니다. 


하산 길 계곡에는 물이 많아 여울지는 소리가 때 이르게 시원하였고

산행 날머리 자연휴양림 인근에는 곳곳에 피어난 꽃들이 이제 곧 꽃의 향연을

펼치려는 듯 내리는 빗물로 몸 가꾸기에 바빠 보였으며 숲 탐방로는 아기자기 하였고

숲 해설판이 곳곳에 그림과 함께 설치되어 있었는데 가족과의 소풍장소로 또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썩 좋아 보였습니다.


한편으로 우중 산행을 포기하고 나물을 캐거나 쉼터 가든에서 또 다른 방법으로

저마다 외출을 즐기시는 분들이 계셨으나 이 역시 나무랄 수 없는 것으로,

배 들을 항구에 묶어 두기위해 만들지는 않듯이 집에 있기보다는 떠났을 때

즐거움도 슬픔도 스스로의 것이 되어 추억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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