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장안산 산행기

Parkyoungki-Paolo 2006. 7. 26. 11:32
 

연일 이어지는 장맛비에 마음도 몸도 지쳐간다.

이제는 비가 그쳐도 되지 않을까?

하늘은 무엇에 노하여 저처럼 응어리진 먹구름 일까?

창밖 하늘이 검게 멍들어 보인다.

그처럼 많은 울분을 쏟아 냈으니 진정될 만도 한데.....

좀처럼 멈출지 모르는 분노의 틈새에 산행에 나섰다.


당초 산악회일정은 설악산 산행이었다.

그런데 많은 비로 인하여 강원도지역이 수재를 당함에 따라 산행통제를

함으로 부득이 장안산으로 산행지를 변경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접하고 기회주의적 발상으로 88회 명산 산행지를 찾게 된 것이다.


마지막 산행손님 승차지역인 만수동에서 동참한 산행인원에 실망하신

회장님께서 산행지를 다시금 고대산으로 변경하였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고 의견을 묻는다.

나는 장안산을 고집하고, 다행히 예정대로 장안산으로 향했다.

100대 명산을 모두 다 찾아본다는 게 힘겹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87회 명산을 찾는 동안 여러 산악회를 쫓아다니며 산행지 변경과

취소등으로 적지 않은 실망도 여러 번 경험한 터였기에 그랬다.


있어야 될 사람이 없어서 일까? 산행인원이 20명이 채 안된다.

수지타산에 맞지 않음에도 산행을 취소치 않는 회장님께 진정으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오팀장에 빈자리가 커보였다.

나는 마음으로 감사하며 회장님 앞날에 행운도 기원하였다.


산행들머리는 무령고개를 거쳐 장안산으로 오르는 차도 변 어느 길목이었다.

한 시간 남짓에 정상에 다다른다.

오르는 길 우연한 대화에 나의 산행기를 읽어보신 예쁜 여성회원님께서

나의 산행방법과 올려진 글에 관심을 보여주시니 무척 기뻤다.


산행을 정리하는 오늘 지도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우리일행 모두는

중봉과 하봉을 거쳐 갈림길에서 덕천고개를 향했고 이 고개에서 좌측으로

하산하여 법년동에 당도하는 예정에 없는 코스로 하산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당초 예정된 A코스와 B코스 중간 능선길이 되는 것이다.   


가끔씩 맞이하는 산행의 실망이 장안산에서 있었다.

수목이 울창하고 계곡은 도처에 있으나 가슴 저려오는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산림청에서 지정한 100대 명산이라 하여도 반드시 그곳을 찾은 산행인 들에게

명성에 걸 맞는 산행의 만족감을 주지는 않는다.

내가 경험한 명산을 찾은 보람을 느끼지 못한 산들이 10여개 있다.

미안하지만 장안산도 10개의 실망 산행지에 포함된다.


어쨌든 경험치 못한 산행지 산행을 가졌고 찾아 봐야할 산을 찾아 숙제 하나를

마쳤다는 성취감은 있었다.


다음에 찾을 산은 나를 감격시켜 감성을 자극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자유인-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나들이 (금정산, 천성산, 재약산 산행)  (0) 2006.09.22
팔봉산, 공작산 산행기  (0) 2006.08.31
방장산 산행기  (0) 2006.04.11
꽃바람   (0) 2006.04.09
팔영산 산행기  (0) 200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