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
2008년 11월 3일~5일
첫째 날 : 관음사-삼각봉-한라산정상-진달래능선-성판악
둘째 날 오전 : 어리목-사재비동산-윗새오름-영실매표소
둘째 날 오후 : 성산일출봉-광치기해변-섭지꼬지
셋째 날 : 쇠소깍-소금막-재지기오름-보목항구-구두미포구-소정방폭포-정방폭포
머물고 있을 때는 언제나 떠나고 싶은 그리운 곳들로 마음이 일렁이고 가지 않은 길은
늘 의문 속에 신비로 맴돈다. 단풍진 한라산에 모습은 얼마만큼 내게 감동을 선사할까?
그 기대감을 채우고 싶었다.
지난 2월과 5월에도 한라산에 올랐었다.
대설이 지나간 2월엔 눈꽃과 수빙이 그토록 장관이더니 생기 물씬한 5월엔 청명한
하늘아래 봄꽃들에 향연으로 오관 시렸었다.
파란 하늘아래 맑은 공기 마시며 한라산과 올레길 따라 삼 일간 제주를 누비고 왔다.
한라산에는 붉고 노란 갖가지 단풍이 융단처럼 깔려 아른아른 했으며 가을 바다는
그 깊이가 어느 때보다 깊게만 느껴지는 농짙은 시퍼런 빛깔이었다.
한라산 윗새오름 북쪽능선 한라산 조릿대평원은 아침 햇살을 받아 은화처럼 빛났고
습기 진 구덩이엔 얼음 얼어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으며 사재비동산에는 억새와 단풍의
어울림으로 창연하였고, 에움길에서는 눈빛고운 노루와 눈동자 마주쳤다.
이번 여행에서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제주도내에서의 이동을 버스로 하면서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에 내음을 흠뻑 맡아보는 의미가 내게 와줬다.
새벽 시외버스터미날에서는 날품팔이를 위하여 부선한 노동자들에 모습을 보았고
시골구간을 지나는 동안 버스에 타고내리는 노인들에 매콤한 냄새는 특히 마음한구석
저미게 하였으며 대중교통으로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에 모습들은 인상적이었다.
내가 즐거이 머물고 있었던 곳을 두 번 다시 찾지 못할 수도 있지않을까?
여행은 짧은 인생 안에서 순간을 사는 것인지!
아무리 즐거움을 모두 찾아 즐긴다 해도 아쉽고 소중하기만한 시간 속에서
어쩌면 사치스러운 고생을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즐기고 있는 나...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잘 알았다.
내 마음에 노을 지는 가을이다.
삼각봉 아래에 파손된 용진각대피소를 대체할 시설을 신축하고 있어 12월이면 이길 지나는
사람들에게 안전과 휴식을 제공할 것이다.
좌측능선은 백록담으로 흐르고, 우측 능선은 기기묘묘한 형태를 지닌 채 가파른 모습이다.
주목들에 도열
백록담엔 물이 마르고 그 위로는 구름피어났다.
새참먹는 노루
관세음보살상과 흡사한 형태의 그루터기
어리목 계곡이라 명명해도 좋은건지?
물좋은 곳에 단풍도 곱다.
사람이나 나무나 물좋은 곳에 살아야...
사재비동산 흰머리 억샛잎에 서리가 내렸고
한라산 조릿대엔 햇살이 내린다.
분화구를 안고 있는 무명오름
내 긴 아침그림자.
윗새오름.
정상가는 길
영실계곡에 드리운 단풍과 이를 지켜보는 물개모양의 바위
영실 서부능선
병풍바위에 물든 단풍
삼각봉인근에서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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