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비가 지난 뒤라 하늘이 맑고 푸른 5월의 날
숲에서 시작한 산행은 끝나는 시간까지 정갈한 햇살과 상큼한 공기를 맛나게 들이마시며
여유롭게 즐기는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계곡과 폭포는 풍부한 물이 여울지며 산의 기쁨을 신나게
들려주었고 청아한 소리로 지저귀는 고운 새 소리는 맑은 날 좋은 기운에 힘이 넘쳐흘렀으며 숨은벽 능선 길 걸을
때는 어찌나 바람이 세던지 해골바위를 찍으려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다 하마터면 벼랑으로 날려갈 뻔한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처음으로 산행해본 오늘에 루트는 조망도 좋은 것이 전체적으로 매우 훌륭하였다.
(아래에서 본 숨은폭포)
(위 에서 본 숨은폭포)
폭포가 예상보다 많았고 능선길에 섰을 때 조망도 매우 훌륭하였으며 백운대와 인수봉 뒷 모습을
보는 묘한 재미가 즐거웠는데 특히 인수봉에서 흘러내린 바위능선은 상당히 볼품있었다.
능선 길은 바위가 많고 바람도 강하여 바윗 길 걷기에 자신없는 나는 안전한 우회 길을 찾아 진행하였으나
사면바위 가파른 길을 서슴없이 여유롭게 걸어 나가는 이들이 있어 멋져 보였는데
나로서는 도저히 감당치 못할 일이었기에 경외심 안고 그들에 뒷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았다.
두 눈에 물이 고여있는 해골바위를 보는 순간 목이 말라 해골에 고인 물을 마셨다는 원효대사가 떠 올라
고개 돌려 원효봉 능선에 우뚝선 원효봉을 찾아 바라 보았더니...산 봉우리 전체가 크게 웃고 있는 듯 하였다.
(인수봉과 백운대 북쪽 능선))
(아스라히 능선 너머 도봉산)
(인수봉 북쪽 능선)
(백운대 북쪽 능선)
해골바위 서측벽으로 해골 바위가 자그맣지만 내 눈엔 확 들어온다. 숨은 그림 찾기하 듯 찾아보시라...
(인수봉 능선에서 흘러내린 깎아지른 듯한 벼랑)
(인수봉 서벽)
(구멍바위가 맞는지 모르겠다. 구멍이 아닌 틈새가 아닌가?)
(인수봉을 오르는 자도 오른자도...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백운대 아래 큰 바위 얼굴)
(백운대 남벽)
(백운대를 찾은 이가 드문 오늘...)
(백운대 남벽과 인수봉 남벽은 언제나 나란히 흐르고...)
(고요한 백운대는 모처럼 만에 휴식 중이다.)
(꽃이 지나고 신록이 푸르른 만경봉)
백운대에는 내가 봤던 중 가장 인적이 없는 오늘이었고,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만난 검단에서 오셨다는 두 부부팀께서 바리바리 준비한 음식을
나눠주시어 짧은 시간 담소를 나눴는데 한 부부는 산행경력 20년에 베테랑이시고 다른 부부는
이제 막 산행재미에 젖어 드셨단다. 인상 좋으시고 후덕한 인품에 사람을 산에서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
또 다시 산에서 만날 것을 희망하며 작별을 고하고 하산 길에 냉담자 자매님들을 만나는 인연도 있었으니...
지나는 과객을 불러 기꺼이 막걸리 한 잔 내주시는 호탕한 아주머니와 가라뫼 인근에 사신다는 인상좋은 아주머니
그리고 새침스러울 것 같은 잔잔한 미소 띤 아주머니와 살림 잘 하실 것 같은 일산 아주머니일행 네 분이시다.
(소나무 한 그루가 그늘을 만들어 준 작은 소가 있어 하산 길에 한참을 머무르며
올해 처음 물에도 들어가 봤는데 내 인내심으로는 3분을 견디기 어려웠다)
평소 모르던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음식을 나눠 먹는 일이 내게는 흔치않은 경험이기에
오늘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문득 산에서 스친 낡은 인연들이 기억난다.
잘 들 계시겠지?
2009년 5월 18일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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