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트와 카사불랑카는 꼭 봐야 할 것도 볼만한 것도 사실 없었다.
그런데 왜? 년 간 수백만의 많은 타국 관광객이 카사불랑카를 찾아가는 것일까?
그냥 모로코 제1의 관광지라는 의미에서만도 그 이름이 주는 멋스러움에서 만도 아닐진데...
어쩌면 우리처럼 달리는 버스 안에서 낭만적으로 명화를 감상하기 위해서일까?
보면, 쾨쾨하게 묵은 된장냄새가 지독한 영화라고 할 젊은 세대들도 많이 찾는 걸로 봐
그도 이유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어쨌던 나는 그랬다.
떠나기 전 여행에 의미를 한없이 부여하기 위하여 집에서도 다시 보았던 명화 카사불랑카를
카사불랑카를 향하여 달리는 버스 안에서 또 보았는데도 의미가 깊어서일지 라스트신에서
더더욱 마음 축축이 젖었으니까!
이름만 빌려줬을 뿐, 그 댓가를 나 같은 관광객이 뒤 늦게 치루는 겪이기는 하지만
영화 장면 중 한 컷도 촬영된 일이 없는 곳이라며 찾은 의미를 부정할 필요는 없는 것
그저 낙엽 굴러가는 것만 보고도 웃음 참지 못했던 사춘기 시절의 감성으로 돌아가
추억하고 즐기며 마냥 좋아하면 되는 것이다.
잉그릿드 버그만의 매혹적인 눈빛연기와 험프리 보카트의 담배 꼬나문 멋진 모습은 2차
세계대전이 그 정중앙으로 접어들 무렵인 1943년에 2차 세계대전의 안타까움으로 평화의
필요성에 대한 메세지를 전 세계에 고하듯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발 빠른 영화로
아주 오랜동안 지구인들에 심금을 울린 대표적 고전명화다.
추억의 명화 비디오테잎을 몇 십 개 소장하고 있다.
같은 음악이나 영화를 보고도 느끼는 감정과 해석은 저마다 다르기 마련이지만,
내가 느낀 라스트신 요약은 이렇다.
험프리 보카트는 파리에서의 이별을 애써 설명하려 밤에 찾아든 잉그릿드 버그만의
고혹적인 눈빛에 숨겨진 진실, 그녀가 누구를 사랑하는지를 알아챈다.
어차피 떠나갈 운명적인 여인! 멋진 모습으로 보내주고 싶었지 않았을까?
그들을 리스본으로 떠나보낸 후 경찰국장과 나란히 공항을 걸어 나가는데
무심한 바람은 쓸쓸한 그의 여린 옷깃을 여미게 한다.
영화 속 보카트 입장에서 배경 음악으로 선택한 곡은 이것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라바트 시민들
라바트 대서양 바닷가에 위치한 로마의 흔적 열주들과 핫산 탑
관광객을 상대로 기념품 파는 베르베르사람인데 이 사람에게 미안한 감정이 내게 있다.
아무것도 사주지도, 팁도 주지 못했다. 그는 돌아나오는 나를 기억하고 팁을 요구했건만
주려고 했으나 작은 돈이 당시 내게 없었다.
인샬라~
경비병들이 근무 교대 후 돌아가는 모습
로마의 잔재 대리석 열주와 붉은 벽돌로 싸아 올려진 핫산 탑
보무도 당당하게 근무지로 들어서는 모하메드 5세의 묘 경계병
잉그릿드 버그만?
통통한 볼이 잉그릿드 버그만과 닮은 내 아내다.
나는 이 여인에게 첫 눈에 반했는데 아마도 당시 마음에 연인 잉그릿드 버그만을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유추다.
사진을 찍겠다고 말했다.
처음엔 손사래를 젖더니 이내 미소지어 주었는데 웃는 표정이 세 사람 각기 달라 좋다.
아랍인들은 사진을 찍으면 영혼을 뺏긴다는 속설을 믿고 있는 사람이 많아 반드시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라바트 로마의 열주광장에서 역광으로 아내에게 찍힌 사진이 마치 천사가 내게 내려앉듯 신비롭다.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 카사불랑카로 가는 길 운전기사가 서비스차원에서 해안 길로 돌아가 주었다.
해변가의 여름은 어느나라나 비슷한 풍경인가 보다.
카사불랑카 유일한 볼거리로 근래에 지어진 핫산 모스크 측면
핫산 모스크 정면
핫산 모스크 현관
세상에 현존하는 모스크 중 2번째 규모로 너름을 자랑하는 핫산 모스크 전경
어떤이는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지브롤터에서 엇갈린 운명이다.
아프리카를 밀어내며 페리가 일으키는 물보라는 잔뜩 화난 모습이다.
타리파에서 말라가로 가는 차창 밖 풍경으로 유럽땅 아래로 지중해가 그 위로 아프리카다.
라바트 로마 유적지에서의 모습으로 지금도 당시 나를 스치고 간 시원한 아프리카 바람이 느껴진다.
선입견으로 아프리카는 어디나 무더운 이미지였으나 실상 대하고 보니 한낮의 볕은 역시 따가웠지만
기후는 습기 없이 건조해 불쾌감 없어 우리네 여름기후보다도 견디기 편했고 해가 없는 시간대에는 서늘 하기까지 했기에
방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끄고 자니 딱 좋았다.
Out Of Africa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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