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하는 북한산 산행

칼바위능선으로 오른 단풍산행

Parkyoungki-Paolo 2009. 10. 23. 12:41

북한산 산행기

 

정릉초등학교-칼바위능선-보국문-대성문-형제봉능선-형제봉-평창동

 

2009년 10월 22일 (목요일)

 

가을엔 아무리 바쁜척해도 쓸쓸하다.

주말 뉴스엔 조국산하가 어떻게 예쁘게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지, 이를 즐기는

나들이 가족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시청자에게 나들이를 꼬득이 듯 알려줬다.

 

스산한 아침, 문득 북한산에도 단풍졌을 거라는 생각 들어 일정도 없고 해서 주섬주섬

배낭 꾸려 정릉으로 갔다. 삼각봉우리 바라보는 위치로는 최고의 등산 코스로 알려진

곳이고 걸어본 경험도 없어 택한 것인데 역시 소문은 틀리지 않아 내 마음 안에 풍경과

마음 밖에 풍경이 같았다.

 

일부구간은 나 같은 겁쟁이에겐 다소 무서운 바위산행으로 우회로가 있어 안전하게

통과 할 수 있지만 나는 용기 내어 칼바위능선을 통과하였다. 칼바위능선에서의 경치

조망이 좋다는 것을 눈치 챘기 때문이었는데 서울시내는 운해가 서린 듯 안개로 덮여

먼 곳 건물들은 보이지 않고 서울을 감싸고 있는 둘레 산들에 봉우리들이 구름위에 솟아난 듯

보였는데 남산은 도깨비 마냥 우뚝 솟은 외뿔을 머리에 지고 있는 모습으로

나는, 뿔을 지워내며 조선시대 옛 고을 한양에 살았더라면 어땠을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더니

웃기게도 힘센 머슴이 떠올랐다.

 

같은 시간대에 아랫마을과 윗마을에 풍경이 달랐는데 아래는 안개로 덮여 고요한 모습이나

따사로운 햇살 깃드는 윗마을엔 생명의 소리로 요란하였다.

노랗게, 빨갛게, 초췌한 갈색으로 활엽수들은 채색되어 있었고 희귀한 듯 상록수만이 자기 성깔을

고집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산이 주는 색깔은 성난 듯 울그락, 불그락 하였다.

꽃으로 치장한 봄보다 마지막 잎새 태우는 산이 훨씬 더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반사되는 찬란한 빛을 아래로부터 쪼이고 있는 바위들은 그 어느 때 보다 혈색 좋게 빛났기에

단풍과 백면바위의 어우러짐이 근사하다는 것이 신통하게 느껴졌다.

 

산길 구간마다에 가을 산을 찾은 사람들이 단풍 즐기는 모습들도 산 빛깔마냥 각양각색으로

어떤 이는 술잔 기울여 낯빛을 붉게물들이며 나무들 가을잔치에 동조하였고,

어떤 이는 좋다! 예쁘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자기가 여기에 서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견한

일인가를 스스로 증명하려 애썼고, 어떤 이는 목 좋은 곳에 누어 온몸으로 가을을 빨아들이는

모습이었는데 그 중 성벽위에 벌렁 드러누운 한 젊은 아주머니에 여유로운 모습은 압권이었다.

 

나는 산행에 목적을 두고 나섰던 것인지? 사진 찍을 목적을 두고 산에 올랐던 것인지?

결국 세 가지 종목을 즐겼는데, 나 역시 솟아난 형제봉 바위위에서 한 동안 들어 누어 가을하늘

우러러 보며 모든 포유류들이 일생동안 15억 회의 심장 박동을 하고는 생명을 다한다는 학설을

떠올리며 삶에 의미가 원지 자유롭게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기에 그렇다.

 

한편으로 고모님이 사시는 정릉으로 올라 알차게 가을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큰 어머니께서 사시는 방향으로 내려섰지만 두 분 그 누구도 찾아뵙지 못하고 지나쳤다는 것은

마음 한구석 부담스러운 산행이었다.

사람에 도리는 알아도 우선순위가 자신에 행복 찾기에 있어 그 실천을 못하는 나 자신인데...

어젯밤 꿈속에서는 대부님에 엄격한 얼굴이 검은 빛을 띠고 나타나셨다.

두루두루 안부전화라도 들여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은 오늘이다.

 

 

인수봉 우측으로 영봉능선이 흐르다 영봉이 솟아 있다.

능선길 오르다 무심코 뒤 돌아보았다.

밑에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운해가 서린 듯 연무가 서려있어 몽환적이었다.

보현봉과 보현봉능선

대동문과 동장대가 그림 속에 숨어있다.

멀리 도봉능선까지 앵글에 담았다.

보현봉으로 오르는 성곽이 단풍에 묻혀있다.

칼바위능선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역시 소문대로 최고의 삼각봉 조망 터였다.

 

성곽 너머로 보이는 의상능선에도 단풍이 곱다. 

하늘을 우러러보는 잎새 하나...

 

칼바위능선에서 단풍을 디디고 서 있는 등산객들

 

칼바위능선

 

 

떨어진지 채 얼마되지 않은 낙엽인데 그세 밟혔다.

 

얼마나 멋진 풍경인가?

 

 

 

보현봉과 문수봉

삼각봉 좌측

삼각봉 우측

 

 

 

 

 

 

 

대성문 성곽위 두 여인

 

 

 

 

 

 

 

 

 

가로 사진을 크게하여 세로 사진을 함께 올리면 이렇게 밖에 크기 조절이 처리되지 않아 짜증스럽다.

 

방금 마신 내 찻잔도 자연따라 붉게 물들었는가? 

 

그늘 뒤 햇살 한 줄기 받아 타들어가는 아웃사이더

기특한 내 두다리...

 

 산에서 노닌 즐거운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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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