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기

설국여행 / 창 밖 풍경

Parkyoungki-Paolo 2011. 2. 16. 16:51

 

설국여행

 

 

2011년 2월 15일(화)

 

 

부천 05시 12분 - 청량리 07시(열차)- 정동진 13시 20분 - 정동진 14시 58분 - 강릉 15시 20분 - 경포 15시 45분 - 경포 16시 10분 - 강릉 17시(버스) - 집 20시 30분 도착

 

 

며칠째 동해안에는 100여년 만이라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산간벽지마을은 주민이 고립되는 등 많은 고통과 재물 손괴가 막심하다는 뉴스가 연이어 보도되고 심지어 동해시에는 적설량이 150cm를 넘어섰다는 소식은 주민들 안전과 그들이 겪고 있을 어려움에 대한 걱정과 함께 한편으로는 엄청난 적설로 인해 조성됐을 동해안 산과 바다의 풍경이 근사하게 상상 되어 요동치는 감성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오랜만에 발생한다는 여러 현상들에 대하여 다시는 마주할 수 없는 기회일 거라는 강박관념이 지배하기 때문 일진데 어쨌든 열차 안에서 지나는 차창 밖 설경들을 행복스러이 감상하면서 또 때론 설경이 주는 감동에 소리 없는 울림의 탄성을 지르며 그렇게 정동진과 강릉 경포대를 잘 다녀왔다.

 

설경은 태백준령을 넘는 사북에서부터 볼만했으며 태백을 지나고 도계를 지나 바닷가가 가까워질수록 적설량이 더욱 많았고 동해안에 접해서는 절정을 이루고 있었으며 태백준령을 넘기 전까지는 흐릿했던 하늘이 오후가 되며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로 변모하였고 어제 오후 늦게 눈발이 그쳤으며 오전 영상기온이 깃들면서 서서히 쌓인 눈이 녹아내리고 있다는 현지 주민에 말씀은 내가 늦게 도착한 것을 아쉬워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일었다.

 

기상 탓에 20여분 늦게 도착한 눈 쌓인 정동진 바닷가에는 나처럼 멋진 설경을 보러온 사람 수 십 명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행복을 즐기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고 겨울바다가 여름보다 훨씬 더 푸르고 맑아 보인 것은 흰 눈이 녹아 스며들었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은 빛바랜 듯 파스텔 계열의 예쁜 푸른 빛깔로 출렁이고 하얗게 눈 덮인 산과 여리게 푸르른 바다의 조화는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운 진경이었으며 동해시 바닷가로 뻗어난 마을 풍경은 마치 그리스 바닷가 집마냥 온통 하얀 석회 칠을 한 듯 보이는 것은 세상 하나뿐일 일시적 몽환의 풍경을 연출하는 조물주의 특별이벤트 작품이었다.

 

강릉 풍경은 그야말로 눈이 지배하는 아수라장이었는데 트럭들은 헛바퀴 도는 현상을 피하려 적재함에 수북이 쌓인 눈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로 무게를 이용하고 있었다. 시내 도로는 눈 녹은 물이 흐르는 모습과 얼어붙은 눈들이 뒤엉킨 상태로 차들이 조향을 제대로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들이었으나 다행히 경포대 가는 길은 마침 평창 동계올림픽 실사단 방문에 맞춰 최우선으로 눈 싸인 길이 정비되어 염려와는 달리 도로 문제로 인한 여행에 지장은 없었고 바다가 호수가 되었다는 석호 경포호는 50년 만에 얼었다 하고 그 위에는 눈이 덮여 있었으며 열차로 갔다가 버스로 오는 차 안에는 승객이 나를 포함 단지 세 사람 뿐 이었던 게 왠지 쑥스러웠는데 그만큼 사람들이 이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광을 목적으로 한 내 자신의 미안함 탓이겠지만 다녀오기 참 잘했다는 것은 후회 없는 진실이다.

 

가을 억새 산행지로 유명한 민둥산의 겨울 모습

 

 

 

 

 

 

 

 

 

 

예전의 식당 칸에는 세월의 변모에 따라 노래방도 pc방도 설치되어 있다.

  

망상역에 정차했을 때 플렛트홈에 내려서려 했으나 치우지 않은 눈이 그래도 있어 발 딛기 불가능 했다.

 

 

 

 

 

 

 

 

 

 

 

 

 

-이상의 사진들은 열차 내에서 촬영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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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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