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기

산막이 옛길

Parkyoungki-Paolo 2012. 6. 23. 14:36

2012618()

 

이름에 이끌려 충북 괴산에 소재한 산막이 옛길을 찾아 나섰다,

숨바꼭지하듯 무언가 찾아야만 할 게 잊을 것 같았고 낮선 모습에 임꺽정 같은 모습에 옛 청년을 우거진 숲길에서 만나게 되거나

선녀들이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모습을 숨어 보게 될지 모른다는 그런 엉뚱한 예감이 나를 꼬드겼던 까닭이었다.

 

등뒤로 떠오르는 아침해를 지며 등산로를 따라 오르고 서너 개의 봉우리를 지나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다시 한참을 멧돼지 출몰을

걱정하며 돌아 나와 산막이 마을로 내려섰을 때 펜션들이 몇 채의 있었고 능선에서 발치로 내려 보던 괴산호 맑은 물은 올해의

지독한 타 지역 가뭄 상황에 비하여 매우 양호하게 물이 차 있었으며

그 위로 유람선 두 척이 오가는 모습과 그들이 만들어낸 파문만이 적막한 호수의 쓸쓸함을 달래주었다.

 

호숫가를 끼고 돌아 나오는 나무테크 길을 걷는 동안 물기 섞인 아침 바람이 간간히 기분좋게 내게 다가오고

산속에서 흐르던 약숫물이 살아있는 나무 두 그루에 뿌리부터 타고 흐르다 밑둥 조금위에서 쏟아내는 모습이

마치 동물이 오줌 싸듯 그렇게 보였는데 암수 구분은 의미도 없었지만,

가만히 살펴보아도 정확한 정체를 분간하기도 어려웠다.

 

당연히 애써 찾은 풍경을 담으려 DSLR을 준비해 갔고 정성들여 여러 산막이 예길 풍경들을 찾아 담았건만,

다음 날 미동산 수목원에서 나비 사진을 찍다가 조작 실수로 그만 포멧처리되고 말았으니

오호통재라...

  

그래도 다녀왔다는 인증은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어둔 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문명의 이기들은 이토록 똑똑해져만 가는데 나는 요즘 들어 실수가 잦아지는 것으로 나이들어 늙어감을 깨닫는다.

 

 

시인을 나는 존경한다.

 

한반도 지형 전망대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그다지 한반도 지형을 닮은 모습은 아니다.

 

강물에 비친 아침해 하나

 

강물에 비친 아침해 둘

 

산막이 마을 어귀에서...

 

27513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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