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0일 슬로베니아-포스토이나야마, 블레드
어제저녁 못 다한 공원산책을 즐기고 동굴 탐방에 나섰다.
대문호 헨리무어가 가장 경이적인 자연미술관 이라고 격찬하였다던 포스토이나야마 동굴관광은 열차를 타고 들어가 동굴 안 2키로미터 지점부터 도보로 시작되었다.
통상적으로 유럽관광은 역사의 눈으로 들여다보아야 사물이 가슴에 와 닿는데 비하여 이번 여행은 감성만으로도 충분히 오감을 만족시켜 주고 있다. 오늘도 그랬다. 기이한 자연의 산물은 형이상학적이기도 하여 그냥 보이는 대로 각자의 감성으로 느끼기만 하면 되는 미술품이었다.
국내와 중국에서 경험한 동굴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 차이는 황색인종과 백색인종간의 차이로 보여 졌다. 종유석은 나무껍질이 벗겨진 모습이기도 하였고 도배한 천정이 찢겨져 매달려 있는 모양새이기도 하였으며 색상이 다양하여 하나하나가 모두 기이한 형상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유럽인 들은 동굴 안에서도 음악회를 갖는다.
이곳에도 콘서트홀이 따로 있었으며 동굴 밖을 나올 땐 미술관을 다녀온 듯 하기도 하고 다큐 영화를 감상하기도 한 듯 하여 오랫동안 잔상이 남았다.
한 가지 안쓰러웠던 것은 휴먼피쉬다 생김새는 물고기라기보다 도마뱀의 형태였는데동굴 안에 살아서 인지 보호막이 없어 보여 연약하게 보였으며 피부는 분홍빛을 띠고 관람객을 위하여 강제로 전시되어 있는데 빛을 피하려 그중 가장 어두운 곳으로 피신하려 애쓰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곳 인도에 그려진 이정표는 휴먼피슈를 그려놓아 진행방향을 알려주고 있다.인간과 비슷한 수명을 누린다 하여 휴먼피시라 한다하는데 고통을 주는 것은 휴머니즘에 동 떨어진다 하겠다. 그들이 천수를 다하기를 빌어본다.
이번여행의 하이라이트가될 짤즈브루크로 가는 길에 블레드 호수에 들려간다.
줄리앙알프스의 진주라 불리는 호반의 휴양지인데 기대이상의 감동이었다.호수는 넓다하기엔 부족하나 한 가운데는 작은 섬이 있고 그곳에는 아름다운 성당만이 이상적으로 놓여져 그곳을 보물섬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일요일에 보물섬으로 미사 드리러가는 중세복장을 입고 쪽배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옛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과거로의 여행이다. 우리는 꿈을 보았다.....!
호수에는 옅은 물안개가 끼어 있어 투명하게 보이지 않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반면에 은은하게 드리워진 물안개로 호수는 더 신비스러웠다.영화 속에서도 신비한 장면은 옅은 안개로부터 나타난다. 그냥 꿈속 환상의 호수라 표현하는 것이 알맞겠다.
건너편으로는 호수에서 직각으로 솟아오른 절벽위에 동화 속 아름다운 성이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었으며 그곳에는 귀족이 아닌 성직자가 머물던 사원이라 하였다. 우리는 이곳에 도보로 올라 발치아래 호수와 주변풍경과 저편 마을을 조망하면서 어우러진 조화의 절대 비경에 그만 넋을 놓았다. 짤즈캄머쿳이 이곳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내가 살아오는 동안 보아왔던 그림 중 가장 아름다운 그림 속으로 내가 들어가 하나가 된 것이다. 이 좋은 곳에서의 모든 움직임은 아름다웠으며 동화는 가상의 세계를 상상으로 그려내는 것만이 아니라 현존의 세계를 바탕으로도 말하여졌다는 사실을 여기서 나는 깨달았다.
이곳은 뛰어난 예술가의 상상에서나 그려질 곳으로 평범한 나는 꿈에서도 감히 상상조차 못했던 세계였다. 형용하기 어려운 이곳을 내가 살아서 감상했기에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기쁘게 하였으며 아쉬움은 두고 추억만을 안고 이곳을 떠나야함은 진정 석별이었다.
그곳에서 숨을 쉬었다는 것만으로 나는 지금 행복하다.
다시 오스트리아로 가기위하여 국경을 넘었다.
알프스산맥을 통과하는 산악도로를 지나노라니 무수하게 많은 머리가 하얀 산들이 눈에 들어오고, 평소 산행을 즐기는 나로서는 오르고 싶은 욕망이 솟구쳐 올랐다. 우리나라에도 만년설이 쌓인 산이 몇 개쯤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으로 가슴 쓸어내리며 짤즈브르크로 마음 돌렸다.
-오스트리아 짤즈부르크 편으로 계속-
에게해 해변길을 버스는 오랬동안 달렸다.
포스토이나 동굴 종유석
블레드 호수
호수 중앙에 위치한 작은 섬에 꿈처럼 날아 앉아 있는 예쁜 성당
성같은 수도원 한켠에서 호수를 그냥 물끄러미 내려다 보아도 좋다.
산책로로 통하는 문
달리는 차창밖으로..
알푸스 한 봉우리
포스토이나 동굴 앞 산책로를 걷다가.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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