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성당 스케쥴에 따라 청명인 어제 성묘를 다녀왔기에 한식날인 오늘 산행에 나설 수 있었다.
우연히 새로 구입한 배낭을 두루고 이리저리 다니며 좋아 하는 나의 모습이아내는 마치 입학을 압둔 초등학생의 설렘으로 보여 진단다. 4년여 만에 임무 교대한 배낭은 다른 등산장비 보다 공정이 많이가 제조 원가가 비쌀 것으로 짐작되는 구조이건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의 중요한 등산용품이다.
새로운 배낭과 함께할 즐거움에 잠을 설치고, 그래도 좋은 컨디션 유지를 위해 다시 뒹굴다가 강화엘 가는데 길이 다소 붐볐다. 아마도 성묘객이 있기에 그랬을 것이다.
미꾸지 고개 신화휴게소에서 약간의 물품을 구입하고 주차 양해를 구했다.
조금 오르니 진달래가 드문드문 피어 예쁜데,
아래쪽은 만개 하였지만 오를수록 꽃보다 꽃봉오리가 더 많았고
군락지 꽃들이 만개하려면 아마도 10여일은 지나야 하겠다.
낙조대에 다다르니 불상이 서 계시고 앞에는 사탕이 놓여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시주함도
아래에 있는게 아닌가! 요즘 코미디 프로그램 같기도가 연상되었다. 무인 자판기 같기도 하고... 시주함 같기도 하고...
나는 시주함에 소액을 넣고 사탕 5개를 집었다가 2개는 다시 놨다.
아무래도 부처님께서 밉게 보실 것 같은 마음에 그랬던 것일까!
여하튼 나는 사탕발림에 혼쾌히 응했다.
화사한 꽃에서만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연한 초록으로 새로 돋아난 새 이파리도,
추위를 이겨낸 겨울눈이 버들강아지로 막 자라나는 모습도 충분히 아름답다.
고려산 정상에는 군 레이더 시설이 있었으며 우리가 잘하고 있으니 평화는 걱정 말라는 뜻의 팻말 문구는 마음 뿌듯했다.
고려산 산행은 지루할 틈이 없다.
배추처럼 가지가 여러 갈래로 자라난 커다란 반송들은 초록의 맑고 개운한 기운으로 피로를 덜어주었으며 고인돌 유적지와 자생하고 있는 수목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저수지가 보이고 강도 보이고 바다와 섬도 단아하며 북녘 땅도 먼발치에 들여다 보이고 새 소리마저도 다양하였다.
나는 앞으로 고려산을 자주 찾으려 한다.
혈구산에 오르니 동남방이 눈에차고 문수산이 눈에 들어왔는데 정상표시 시설물이 재밌는
형상을 하고 있어 미소 지었다.
퇴모산을 경유 덕정산으로 가는 길 농업연구소에서 길을 잘못 좇아 안산 저수지로 가는 바람에 30분여를 되돌아 덕정능선에 겨우 오르긴 하였으나 아무리 찾아도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뭇가지들은 지나는 나를 자꾸 아프게 때리는데 고라니는 쏜살같이 뛰어 달려 나를 놀래킨다.
회초리 맞기가 나는 싫었고 몸도 무거우며 낙엽만 바삭바삭 밟히는 어두운 산을 헤메일 헛된
두려움이 엄습하므로 덕정산 정상이 보이고, 진강산 봉우리도 눈에 들어왔지만 발걸음 되돌려
하산하였기에 다음번엔 진강산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아쉬운 마음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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